<앵커>
내일(23일) NH투자증권을 시작으로 증권사들의 1분기 실적 발표 시즌이 도래합니다.
올해 초 증시 불장으로 인해 폭증한 거래대금 효과를 톡톡히 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미래에셋증권은 업계 최초로 분기 순이익 1조 클럽 진입이 유력해졌습니다.
취재기자와 자세히 짚어봅니다. 증권부 방서후 기자 나와 있습니다.
방 기자. 오늘(22일)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6,400을 돌파하면서 어제(21일)에 이어 최고치를 또 경신했습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46%(29.46포인트) 상승한 6,417.93으로 장을 마쳤습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7,500억원, 9,300억원 순매도에 나섰지만, 개인이 1조8천억원 어치를 쓸어담으면서 지수를 끌어 올렸습니다.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이 난항에 빠졌지만 우리 증시 실적과 수주 모멘텀이 하단을 지지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앵커>
미국과 이란 전쟁 발발 이후 낙폭을 회복하고 연일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콧노래를 부를 업종은 단연 증권이겠죠?
<기자>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5대 증권사(키움증권·한국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삼성증권) 1분기 합산 순이익은 2조8천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 대비 2배 급증할 전망입니다.
증권사별로는 미래에셋증권의 순이익이 1조284억원으로 추산되면서 한국투자증권(한국금융지주)을 제치고 1위에 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투자증권이 지난해 반기 기준으로 처음 순이익 1조원을 돌파했었는데, 올해는 미래에셋증권이 증권사 중 최초로 분기 순이익 1조원 달성 가능성이 높아진 겁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1분기 6,170억원을 기록하며 미래에셋증권의 뒤를 이을 전망이고요.
키움증권 4,068억원, NH투자증권 3,757억원, 삼성증권 3,555억원 등의 순으로 전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적게는 34%, 많게는 80% 이상 성장이 예상됩니다.
<앵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예상대로 순이익이 나와준다면 대형 증권사 중 선두일 뿐 아니라 일부 금융지주보다도 높아지는 건데요.
은행보다 돈을 많이 번 비결은 역시 폭발적으로 늘어난 거래대금과 스페이스X 투자 덕분이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올 초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찍으면서 국내 증시 월간 거래대금이 1,300조원을 돌파했는데, 이후로도 전쟁이라는 변수가 생겼지만 반도체를 중심으로 우리 기업들의 실적 눈높이가 계속 높아지면서 유동성이 마르기는커녕 1,400조원을 넘어섰습니다.
하루 평균 거래대금으로 환산하면 1분기 동안 66조원,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배 가까이 불어났습니다.
증권사별로 차이는 있지만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1조원씩 증가할 때마다 주당순이익(EPS)도 최대 1%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는데요.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이런 거래대금 성장 규모를 감안하면 1분기 위탁매매 수수료 손익만 4천억원 이상, 1년 전보다 128% 급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여기에 상장을 앞둔 스페이스X의 몸값이 높아지면서 그룹사들과 함께 투자한 미래에셋증권의 지분 가치도 재조명될 전망입니다.
미래에셋그룹은 지난 2022년부터 스페이스X에 약 4천억원을 투자했고,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을 미래에셋증권이 부담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스페이스X 상장 기대감이 커지면서 6천억원 정도였던 장부 가치가 1조6천억원으로 뛰었고, 이에 따라 올해 1분기에 반영될 평가 이익만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앵커>
그런데 일부 증권사들은 미래에셋증권 목표주가를 내리고 있습니다.
1분기가 고점이란 뜻인가요?
<기자>
최근 한달 간 미래에셋증권의 종가보다 목표주가를 낮추거나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제시한 증권사 리포트는 3건입니다.
같은 기간 7건의 리포트가 나왔으니 절반 정도가 보수적인 전망을 내놓은 것이죠.
3건 모두 비슷한 의견인데요. 투자자산 손익 기대감은 유효하지만 그것이 스페이스X 상장 이후에도 지속될 지 여부에 대해선 물음표를 던지고 있습니다.
신영증권도 흥미로운 분석을 내놨는데요. 2020년 이후 상장한 하이브나 두산로보틱스 같은 국내 기업과 그 관계사들의 주가 흐름을 분석한 결과 관계사 주가는 상장을 앞둔 회사들의 수요예측 직전까지 가장 많이 올랐습니다.
그러나 본격적인 공모 절차가 시작되면 관계사들의 주가는 꺾였습니다. 이런 추세를 고려하면 스페이스X에 투자한 관계사들의 모멘텀은 수요예측 예정 시점인 5월 15일을 기점으로 정점에 달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신영증권의 분석이고요.
여기에 국내는 물론 글로벌 IB들과 비교했을 때 가진 것에 비해 주가가 너무 비싸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미래에셋증권의 올해 예상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약 3배로 국내 증권사 중 최고 수준이고, 골드만삭스나 모건스탠리보다도 높습니다.
반면 자기자본이익률(ROE)은 다른 증권사들보다 낮은 만큼 스페이스X 상장 이벤트가 끝난 2분기 이후에도 이익 레벨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지는 두고봐야 한다는 분석입니다.
<앵커>
결국 미래에셋증권 뿐 아니라 증권사들의 성장이 지속되려면 풍부한 유동성이 받쳐줘야 한다는 건데.
우리 증시 오늘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글로벌 IB들은 코스피 상단을 8천까지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러면 증권사들 당장은 너무 걱정할 필요 없는 것 아닌가요?
<기자>
키움증권은 앞으로 증권 업종에 투자할 때 현재의 거래대금 수준이 유지될 수 있을 지, 추가적인 멀티플 상향 요인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실제로 국내 증시 변동성이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 달 월간 거래대금의 연환산 회전율이 1,400%를 웃돌았는데요.
이게 무슨 의미냐 하면 국내 증시 거래 주체들이 보유한 돈보다 14배 많은 거래가 이뤄졌다는 뜻입니다.
앞서 잠시 언급했습니다만 일 평균 거래대금이 1조원씩 늘 때마다 증권사들의 주당순이익도 유의미하게 늘어난다고 했잖아요?
이미 회전율 1,400%라는 역사적인 기록을 쓰고도 또 다시 역사를 쓰려면 지금보다 훨씬 많은 유동성이 공급돼야 하는데, 그것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게 키움증권 분석이고요.
따라서 거래대금에만 의존하지 않고 실적 성장을 이룰 수 있는 신사업 역량 등을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