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인 기념 촬영을 위해 계획되지 않은 기동을 하다 전투기 충돌 사고를 낸 전직 공군 조종사에게 수리비 일부를 부담할 책임이 있다는 감사원 판정이 나왔다.
감사원은 22일 부정지출 및 재정누수 점검 감사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직 공군 조종사 A씨는 2021년 12월 비행을 앞두고 진행한 브리핑에서 인사이동 전 마지막 비행 장면을 촬영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후 비행 임무를 마치고 복귀 과정에서 동료 조종사가 사진을 찍어주겠다고 하자 이를 위해 기체를 기동했고, 이 과정에서 자신이 조종하던 전투기의 꼬리날개와 다른 전투기의 좌측 날개가 충돌했다.
다행히 A씨를 비롯한 조종사들의 발 빠른 대응으로 다른 피해는 없었지만 두 전투기가 일부 파손되면서 수리 비용 8억7천여만원이 발생했다.
이에 국방부는 해당 금액을 변상하라고 A씨에 명령했지만, 그는 과실을 인정하면서도 자신이 군수품 보호·정비 책임이 있는 '회계관계직원'이 아니고, 주의의무를 현저히 위반하지도 않았다며 감사원에 판정을 청구했다.
감사원은 A씨가 전투기를 배정받아 전적인 권한을 가지고 운용한 만큼 회계관계직원(물품사용공무원)에 해당하고, 촬영을 위해 계획되지 않은 기동을 해 사고가 발생한 만큼 중대한 과실도 저질렀다며 변상 책임이 있다고 봤다. 다만 변상 책임액은 90%를 감경해 8천700여만원으로 판단했다.
감사원은 "관련자들이 다른 비행 때도 촬영한 경우가 있다고 진술하는 등 촬영을 엄격하게 통제하지 못한 기관의 일부 책임이 있는 점, A씨가 급박한 상황에 비행을 지휘해 안전하게 복귀한 점, 조종사로 장기간 복무하면서 전투기의 효율적 유지보수에 기여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