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소설 작가, 게임 개발자를 꿈꾸다"… 폴리텍에 모인 이색 신입생들

입력 2026-04-21 16:46


웹소설 작가, 해병대 장교, 결혼이민자, 해외 근로자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기술’을 배우기 위해 한국폴리텍대학에 모였다.

폴리텍대학은 21일 2026학년도 입시를 마무리하며, 기술을 통해 새로운 진로를 설계하는 신입생들의 사연을 공개했다.



네이버에서 '검은 머리 천재 피아니스트'를 연재하던 웹소설 작가 김현동(31)씨는 올해 광명융합기술교육원 증강현실시스템과에 입학했다.

창작 수입의 불안정성을 직접 체감하면서 보다 안정적인 직업을 얻기를 원했다. 현재 C언어, 3D 모델링, 유니티 엔진 등을 배우고 있는 그는 웹소설 작가로서 쌓은 스토리텔링 경험을 살려 게임 콘텐츠를 기획하는 개발자로 취업하는 것이 목표다.

울산캠퍼스 AI산업안전시스템과에 입학한 구준영(31) 씨는 8년간 해병대 장교로 복무한 대위 출신이다.

구 씨는 군 복무 중 다양한 환경에서 예측하기 어려운 위험요소를 경험하며 데이터 기반 안전관리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전역 후 산업안전 분야로 진로를 전환했다.

그는 "사람의 생명을 지키는 군인으로서의 사명감을 이제 산업 현장으로 이어가려 한다"라며 "AI와 데이터를 접목해 근로자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전문가가 되겠다"라고 말했다.

식당 창업 자금을 모으기 위해 4년간 골프장 캐디로 일했던 전세환(28)씨는 우연히 인연을 맺은 한국폴리텍대학 교수의 조언을 계기로 평생 이어갈 수 있는 기술을 배우기로 결심하고 올해 남인천캠퍼스 특수용접설비과에 입학했다.

그는 "기술을 배우며 부족했던 자존감과 자신감이 높아지고 있다"라며 "국제 용접 자격(IWE)까지 취득해 세계 현장에서 인정받는 전문가가 되겠다"라고 밝혔다.

두 자녀를 둔 몽골 출신 결혼이민자 냐작냠 할리온(36)씨는 4년제 대학에서 뷰티디자인을 전공했지만 육아와 양립하기 어려운 근무 환경 탓에 진로를 바꿔 원주캠퍼스 의료공학과에 입학했다.

할리온 씨는 의료기기 인허가(RA) 자격을 취득해 취업한 뒤, 훗날 한국의 우수한 의료기기를 고국 몽골에 수출하는 것이 꿈이다.

호주의 건설 현장과 광산에서 3년간 중장비 기사로 일했던 문정호(33)씨 역시 해외에서 쌓은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더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기술을 익히기 위해 전남캠퍼스 에너지설비자동화과)에 입학했다.

문 씨는 “지금의 선택은 더 높은 수준의 기술을 배우기 위한 과정”이라며 “산업 현장에서 경쟁력 있는 기술인으로 성장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철수 폴리텍대학 이사장은 "다채로운 배경의 신입생들이 한곳에 모였다는 사실 자체가, 기술이 가진 평등한 기회를 가장 잘 보여주는 증거"라며 "다양한 배경을 가진 학생들이 기술을 통해 지역과 사회에 활력을 불어넣는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든든한 지원자가 되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