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늘어도 불안하다"…주식 수익자 과반·순자산 증가자 69%도 박탈감

입력 2026-04-22 09:00


자산가격 상승의 온기가 체감 삶의 질로 이어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투자로 수익을 낸 사람도, 순자산이 늘어난 사람도 과반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꼈다. 박탈감은 중산층 이상에서도 뚜렷했다. 한국리서치는 이러한 결과를 담은 '경제상황 변화에 대한 인식조사'를 공개했다.

이번 조사에서 주식투자를 하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53%로, 2021년 이후 꾸준히 늘었다. 주식투자자 중 최근 2년간 수익을 냈다는 응답은 46%였다. 하락장이었던 2022년(15%)과 비교하면 크게 개선됐다. 다만 코스피가 두 배 이상 오른 강세장임을 감안하면 수익자 비율은 여전히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상대적 박탈감은 수익자와 자산 증가자에게까지 폭넓게 퍼졌다.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박탈감을 느낀다는 응답은 2022년 55%에서 2026년 68%로, 주식 상승으로 박탈감을 느낀다는 응답은 44%에서 59%로 높아졌다. 투자 성과가 개선됐지만 박탈감은 오히려 커진 것이다.



특히 부동산의 경우 가구소득 600만 원 이상 집단 71%, 가구 순자산 3억 원 이상~7억 원 미만 집단 72%가 박탈감을 느낀다고 답해 중산층 이상에서 더 크게 나타났다. 주식에서 수익을 내고 있는 집단, 가구 순자산이 증가한 집단에서도 과반이 같은 응답을 했다.

경제 변동성을 체감하는 비율도 높았다. 최근 1년간 변동성이 커졌다는 응답은 물가 90%, 주식 89%, 부동산 76%였다. 한국 사회를 매우 불공정하다고 보는 집단에서 변동성 체감이 더 크게 나타나, 자산가격 변동 인식과 사회 공정성 인식이 서로 맞닿아 있었다.

급격한 경제 변화로 삶의 안정성이 약화됐다는 응답은 76%에 달했다. 최근 순자산이 감소한 집단에서는 91%가, 순자산이 증가한 집단에서도 69%가 같은 응답을 했다. 자산 증가 여부와 관계없이 변동성 자체가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자산이 삶을 좌우한다는 인식도 강했다. 자산가격 변동이 삶의 수준을 결정한다는 응답은 87%, 노동소득보다 자산수익이 더 큰 구조가 불공정하다는 응답은 82%, 열심히 해도 삶을 개선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응답은 84%였다. 가구소득 600만 원 이상, 가구 순자산 7억 원 이상 집단에서도 이러한 인식은 낮지 않았다.

한국리서치 심재현 책임은 "이번 조사 결과는 자산시장 호조가 체감 삶의 질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수익을 내고 순자산이 늘어난 사람들조차 과반이 박탈감을 느끼고, 10명 중 7명은 급격한 경제 변화로 삶의 안정성이 약화됐다고 답했다. 내가 갖지 못한 자산의 가격이 오르는 현실, 언제든 방향이 바뀔 수 있는 변동성이 모두에게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산가격의 움직임은 더 이상 시장의 문제로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84%가 '열심히 해도 삶을 개선할 수 없다'는 무력감을 드러낸 것은, '노력하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는 사회적 믿음이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자산 불평등과 삶의 불안을 완화하기 위한 사회적 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조사는 한국리서치가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2026년 3월 13일부터 16일까지 실시한 웹조사 결과다. 표본은 성·연령·지역별 비례할당추출 방식으로 구성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최대 ±3.1%p다. 자세한 조사 결과는 한국리서치 정기조사 「여론 속의 여론」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