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확산으로 일자리 소멸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실제로는 직무 자체가 사라지기보다 업무 방식이 재편되는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이달 초 발간한 'AI, 일자리 대체가 아닌 일자리 재설계'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2~3년 내 미국 전체 일자리의 50~55%가 AI의 영향을 받아 구조가 바뀔 것으로 전망됐다. 완전히 사라질 가능성이 있는 일자리는 10~15%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측됐다.
보고서는 AI가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이 단순히 노동력을 대체하는 수준을 넘어, 해당 직무의 '수요 확장성'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로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대표적으로 콜센터 상담원처럼 반복적이고 수요가 크게 늘어나지 않는 업무는 자동화가 곧 인력 감소로 이어지는 '대체형' 직무로 분류됐다.
반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AI가 코딩을 도와 개발 비용이 낮아지면 기업들이 더 많은 프로그램을 개발하려 하는 '제번스의 역설'이 작동하면서 오히려 일거리가 많아지는 '보강형' 직무의 특성을 보였다.
실제로 지난 3년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인력 규모는 꾸준히 증가해 2023년부터 2025년까지 AI 중심 소프트웨어 기업의 엔지니어 인력은 연평균 6.5% 성장했다. 산업 평균으로도 2.0%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AI 도입으로 업무 성격이 바뀌면서 근로 환경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반복 업무가 줄어드는 대신 문제 해결과 의사결정 중심의 복합적 업무 비중이 커지면서 근로자의 인지 부하가 심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단순 실행을 맡는 초급 인력 수요는 줄고, AI 결과를 판단하고 통제할 수 있는 숙련 인력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BCG는 기업 경영진이 AI를 단순히 인력 감축과 비용 절감 수단으로 활용하기보다, 직원의 역량을 강화하는 업스킬링과 업무 프로세스 재설계에 집중하는 인재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이번 분석은 미국 노동통계국(BLS)의 구인·이직 보고서(JOLTS)와 글로벌 노동시장 분석 기업 리벨리오 랩스의 약 1천500개 역할 분류 체계 등 세분화된 미시경제 데이터를 활용해 구조화된 프레임워크를 적용한 결과다. 분석 대상은 미국 내 약 1억6천500만 개의 일자리를 바탕으로 했으며, 기술 도입 속도와 수요 여력 및 구조적 확장성 등 다양한 변수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산출됐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