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넘게 이어진 중동 사태가 종전 협상 국면으로 전환되면서 국내 증시가 강하게 반등했다. 지정학적 긴장 완화 기대가 커지자 투자심리가 빠르게 회복된 영향이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3일부터 17일까지 코스피는 5,858.87에서 6,191.92로 5.68%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도 1,093.63에서 1,170.04로 6.99% 오르며 10일부터 6거래일 연속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앞서 미국과 이란은 지난 11∼12일(현지시간) 전쟁 발발 후 처음으로 대면 협상에 나섰다. 첫 협상은 호르무즈 해협 개방 문제와 이란 핵 문제 등을 둘러싼 이견으로 결렬됐고, 직후 거래일인 13일 코스피는 0.86% 하락했다. 그러나 추가 협상에 대한 낙관론이 확산하면서 14∼16일 사흘 연속 2%대 상승세를 나타냈다. 17일에는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 출회와 2차 협상 경계감에 소폭 하락했다.
이번 상승장에서는 정보기술(IT)과 반도체 업종이 지수를 이끌었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을 통합한 KRX 지수 기준 상승률은 정보기술(IT·8.36), 기계·장비(6.42%), 반도체(6.38%), K콘텐츠(6.10%), 자동차(5.35%) 순으로 높았다.
증권가에서는 전쟁 리스크 완화 이후에도 IT·반도체 등 기술주가 추가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지정학적 불확실성으로 눌렸던 주가가 실적 개선 기대를 반영하며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특히 인공지능(AI) 서버와 데이터센터 수요 확대, 가격 인상 효과 등이 맞물리며 IT 업종의 이익 모멘텀(동력)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KB증권 이창민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실적 대비 여전히 저평가돼 있음을 지적하면서 "양사의 합산 시가총액은 실적 개선 속도와 규모를 고려할 때 3천300조원 이상이 적정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전쟁 이후 수혜가 예상되는 산업군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IT·반도체 외에도 전쟁이 그늘에 가려졌던 로봇 등 신성장 산업이나 방산·조선·건설·로봇 등 산업재와 재건 관련 업종이 주목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