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부문 하도급 원칙적 금지…'쪼개기 계약' 차단

입력 2026-04-16 13:39
일반용역 최저낙찰하한율 2%p 상향


정부가 공공 부문에서 하도급, 2차 도급이 원칙적으로 금지하기로 했다.

다단계 하도급 과정에서 도급 금액이 감소하고 외주 노동자들의 저임금 구조가 고착되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도급계약 기간은 2년 이상 보장해 이른바 '쪼개기 계약'을 막고, 일반 용역의 최저 낙찰하한율도 높인다.

고용노동부는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노동안전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공공부문 도급 운영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우선 공공부문에서 하도급을 원칙적으로 제한한다.

도급계약서에는 '원도급사 직접 수행' 원칙을 명시하되, 신기술·전문성 활용이 필요하거나 일시·간헐 업무 등 불가피한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하도급을 허용한다.

원도급사가 예외적으로 하도급을 도입할 경우에는 하도급 사전심사위원회를 운영해 하도급의 필요성, 동일·유사 업무 여부, 하도급 예정가격의 적정성, 하도급 기간의 적정성 등을 심사해야 한다.

이후 발주기관에 이를 통보해 승인받는 절차도 거쳐야 한다.

다만 이번 방침은 기존 하도급에는 적용되지 않고,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마련된 후 이뤄지는 기존 하도급의 갱신이나 신규 하도급 도입 때부터 적용된다.

노동부 관계자는 "하도급의 원칙적 금지는 필요한 하도급까지 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라, 하도급이 필요하지 않은 업무의 '불필요한 하도급'을 가려내 금지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또 도급노동자의 임금 및 근로기간 등 노동조건을 개선해 고용안정을 도모한다.

공공부문 도급 노동자의 적정 임금 보장을 위해 청소·경비·시설물관리 등 일반 용역의 최저 낙찰하한율도 높인다.

5월부터 국가계약 낙찰하한율을 2% 포인트를 상향해 기존 87.995%에서 89.995%로 인상할 방침이다.

노무비는 용역계약 산출내역서 상에 명확히 구분·명시하고 공개하도록 해 투명성을 높이고, 임금과 퇴직급여 충당 외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관리할 계획이다.

전자조달시스템인 하도급지킴이와 상생결제 활용도 확대하고, 노무비의 전용계좌 지급 대상 업종도 전체 공공부문으로 확대 적용한다.

정규직 전환 인력의 처우개선을 위해선 급식비, 복지포인트, 명절상여금에 대해 전환 이후에도 계속 총인건비 인상률 산정 시 제외되도록 관련 지침을 명확히 할 예정이다.

교대제와 복리후생 시설 이용 등 근로환경 측면에서도 발주·도급 노동자가 동일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저임금 공공기관과 무기계약직 임금 격차에 대한 단계적 완화 방안도 마련한다.

정부는 안정적인 도급운영과 도급노동자의 고용안정을 위해 단계 계약 관행에도 제동을 건다.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도급계약 기간을 2년 이상으로 보장하고, 근로계약 기간도 도급계약 기간과 동일하게 설정하도록 한다.

일시적 사업이거나 2년 이내 사업 완료가 예정된 경우에는 예외를 인정하되, 사업 수행에 필요한 전체 기간에 대해 근로계약이 체결되도록 할 방침이다.

아울러 단순노무용역과 사내도급 등의 경우 입찰 단계에서 고용승계 확약서를 받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고용승계 사항을 계약서에 명시하도록 할 예정이다.

경영평가에 공공기관의 '적정 도급 운영 관련 평가 기준 마련' 항목을 반영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한편 이번 대책에 앞서 관계부처는 발전·에너지·공항·철도·도로·항만 등 6개 분야와 주요 공공기관에 대해 실태조사 및 현장 심층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일부 기관에서는 최저 낙찰률을 적용, 시중노임단가(2026년 상반기 기준 1만1천337원)보다 낮은 수준으로 노무비가 산정돼 도급 금액이 전반적으로 낮아지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발주기관이 수행하는 업무와 동일·유사한 업무에 도급을 사용하면서 발주노동자와 도급 노동자 사이에 임금 격차가 있는 사례가 에너지·철도·도로 분야에서 총 29건이 확인됐다.

도급계약 기간을 1년 이하로 설정하는 경우도 50% 이상으로, 단기계약의 반복 체결로 고용 불안이 우려되는 것으로도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