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내 주식은 아니겠지'…반대매매 경고에도 '빚투' 33조로 급증

입력 2026-04-16 11:40


미국과 이란이 재협상 의지를 밝히며 종전 기대감이 커지자 개인투자자들의 '빚투'(빚내서 투자)도 다시 증가세로 전환됐다. 32조원대 초반까지 줄었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최근 반등장 속 다시 33조원을 넘어섰다.

1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빚투' 지표인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4일 기준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해 33조2,824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1월 말 30조원을 처음으로 넘어선 이후 이달 들어 줄곧 32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5일 33조6,934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다소 감소했지만 최근 들어 증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코스피가 2월 처음으로 6000선을 돌파하면서 포모(FOMO·소외에 대한 두려움) 심리가 확산하자 레버리지를 활용해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투자 수요가 몰린 결과로 해석된다.

신용거래융자는 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하는 방식으로 자기자본보다 큰 규모의 투자가 가능해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반면 주가 하락 시 손실이 확대되고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질 경우 강제 청산되는 반대매매(강제청산) 위험이 따른다.

반대매매는 투자자가 빚을 상환하지 못할 경우 증권사가 보유 주식을 강제로 처분하는 것으로 규모가 클수록 변동성을 버티지 못한 개인투자자가 큰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3월 6일 기준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금액은 82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코스피가 2200선까지 밀렸던 2023년 10월24일 이후 최대 규모다. 변동성 장세에서는 반대매매가 늘어날 수 있는 만큼 투자자들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경고가 나오는 이유다.

금융당국도 빚투 증가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소비자위험대응협의회를 열고 레버리지 투자 급증이 반대매매로 이어져 피해가 가중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26일 기자간담회에서 "2030세대 청년을 중심으로 빚투로 경제적 충격을 받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어 안타깝다"면서 "장이 좋은 시기에도 수익이 거의 없는 경우가 많고 반대매매로 당황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양일우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증시는 지정학 변수가 발생하는 시기에 펀더멘털(기초체력)을 크게 밑도는 경향이 있다"면서도 "중요한 것은 고유가가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주는지 여부"라고 말했다. 고유가 충격이 장기화되지 않는다면 지정학 이벤트는 해소와 동시에 펀더멘털을 찾아갈 것이라는 설명이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