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 여파가 명품 시장까지 번지며 에르메스 실적에도 제동이 걸렸다.
에르메스인터내셔널은 15일(현지시간) 올해 1분기 환율 영향을 제외한 매출이 40억7,000만유로, 약 7조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6% 증가한 수치다.
다만 증가율은 눈에 띄게 둔화됐다. 지난해 4분기 9.8% 성장과 비교하면 상승폭이 줄었고 시장 예상치 7.1%에도 미치지 못했다.
특히 중동 지역 부진이 실적에 영향을 줬다. 해당 지역 매출은 6.0% 감소했다. 전체 비중은 4.4% 수준이지만 성장률이 높았던 핵심 시장이라는 점에서 타격이 컸다. 중동 고객 유입 감소로 프랑스 매출이 2.8% 줄어드는 등 유럽 전반도 영향을 받았다.
에릭 뒤 알구에 최고재무책임자(CFO)는 "1, 2월에는 두자릿수 증가율로 아주 좋은 성장이 이어지다가 3월에 급정거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를 포함한 걸프 지역 명품 쇼핑몰 매출이 3월에 40% 급감했다고 설명했다. 이탈리아와 스위스, 영국 매장 역시 중동 쇼핑객 감소로 실적이 흔들렸다.
앞서 LVMH와 케링 역시 부진한 실적을 발표하며 전쟁 영향을 언급한 바 있다.
명품 업계는 최근 몇 년간 고가 소비 둔화와 무역 갈등 등 지정학적 리스크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올해는 반등을 기대했지만 예상치 못한 전쟁 변수가 회복 흐름에 제동을 건 셈이다.
에르메스는 희소성을 앞세운 초고가 전략으로 비교적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해 왔지만 이번 전쟁 충격에서는 자유롭지 못했다.
이날 오전 파리 증시에서 에르메스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0% 이상 급락했다. 올해 들어서만 주가가 24% 하락한 상태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