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진율 1%'…건설주, 이란 재건 기대 '과도' [마켓딥다이브]

입력 2026-04-15 14:42
수정 2026-04-15 14:44
저PBR·원전·이란 재건 기대감에 건설주 급등 해외사업 안하는 건설사, 우선주도 뛰어올라 플랜트사업 원가율 99%…수익성 제한적 '이란 우방국' 중국도 복병
<앵커>

최근 건설주의 기세가 무섭습니다. 이란 재건 기대감이 시장을 강타하면서 주요 건설사 주가가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장밋빛 전망만 믿고 투자하기엔 위험 요소가 많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마켓딥다이브 전효성 기자와 자세한 내용 짚어보겠습니다. 전 기자, 이란 재건 기대감에 급등 중인 건설주에 대한 시장 기대감이 과도할 수도 있다고요?



<기자>

건설주가 주목을 받는 건 크게 두가지 이유입니다. 첫번째는 원전·LNG 프로젝트, 두번째가 이란 전쟁 이후 재건 사업입니다. 특히 이란 재건 사업이 본격화되면 국내 건설사들이 중동에서 대규모 수주 잭팟을 터뜨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습니다.

다만, 이번 전쟁의 양상을 주목해야 합니다. 지상군이 대규모로 투입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같은 전면전과는 결이 다릅니다. 특히 미국이 이란을 공격할 때 에너지 시설 등을 대규모 폭격하는 대신 드론을 활용한 이른바 '나노 공습'을 진행했거든요.

실제 중동 수주 경험이 많은 건설사들은 '주요 플랜트 설비가 대규모로 폭발했다는 소식이 없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핵심 시설만 정밀 타격한 방식이라 에너지 설비 대부분이 보전돼 있을 가능성이 있고, 부서진 일부분만 현지에서 수리하면 끝날 수도 있어서 시장이 기대하는 대규모 플랜트 신규 발주가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앵커>

설령 발주가 나온다고 해도 건설사 입장에서는 '남는 장사'가 아닐 수도 있다는 게 더 큰 문제라고요?

<기자>

주로 중동 지역에서 수행하는 플랜트 사업은 사업성이 낮은 편입니다. 1970~1980년대 중동 오일머니를 벌어들이던 때와는 크게 다른 상황인거죠.

현대건설 재무 상태를 보면 플랜트 부문 원가율이 99.1%에 달합니다. 1000원을 벌면 991원이 비용으로 나가고 수익은 1%도 안 된다는 의미입니다. 대우건설 역시 플랜트 부문 이익률이 -1.7%로 적자인 상황입니다.

이처럼 플랜트의 수익성이 떨어지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먼저 해외 플랜트는 계약 당시에 공사비를 미리 확정 짓는 '루프섬 턴키' 계약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글로벌 공급망 위기로 원자재값과 인건비가 20% 이상 폭등했습니다. 계약 당시에는 이익을 기대했던 사업지였는데 공사를 진행하면서 원가가 수주가에 근접해버린 거죠.

여기에 중국 기업들의 추격도 매섭습니다. 중국 국영 기업들은 정부의 저금리 차관을 등에 업고 한국 건설사보다 10~20% 낮은 가격을 제시하며 해외 건설 시장을 잠식 중입니다. 국내 건설 기업들로서는 플랜트 물량 확보를 위해 중국과 '저가 수주 경쟁'을 벌이다 보니 수익성이 확보되지 않는 구조적 한계에 부딪힌 겁니다.



<앵커>

해외에서 대규모 수주를 따냈다고 다 끝난 게 아니라는 얘기인데, 실제로 돈을 떼이거나 공사대금을 제때 못 받는 사례도 꽤 있지 않습니까?

<기자>

수주에 성공했다고 해도 실제 돈을 받기까지 잡음이 발생한 경우도 많습니다. 중동 국가들은 유가가 비쌀 때 발주를 대거 넣고, 결제 시점에 유가가 떨어지면 사업비를 미루거나 주지 않으면서 배짱을 부린 경우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리비아, 사우디 등지에서 현지 발주처와 국내 건설사간 소송과 중재가 수년간 이어진 사례가 있고요, 2025년에는 현대엔지니어링이 인도네시아에서 추가 공사비를 제대로 받지 못해 연결 실적인 현대건설까지 적자를 겪기도 했습니다. 이 분쟁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플랜트 수익성이 저조하다보니 건설업계 내부에서는 체질 개선을 진행했습니다. GS건설은 과거 2700명(2017년)에 달하던 플랜트 인력을 600여명(2024년)까지 줄이고 친환경 에너지로 사업 중심을 옮겼습니다. 대우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도 비슷한 상황이고요. 플랜트에서 다른 사업으로 무게추를 옮기는 구조조정이 진행된 상황인데 이란에서 발주가 나온다 해도 얼마나 수혜를 입을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특히 우려스러운건 해외 플랜트 사업을 하지 않는 중견건설사들, 주식 총수가 많지 않아 변동성이 큰 건설사 우선주들까지 재건 테마로 묶여 폭등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는 투자 심리가 달아오를만큼 달아올랐다는 위험 신호로 볼 수 있습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이란의 우방으로 자리매김한 중국과의 경쟁도 무시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기자>

과거 추격자였던 중국 기업들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글로벌 건설 시장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건설전문지 ENR이 집계한 세계 10대 건설사 중 중국기업이 4곳을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습니다. 해외건설 시장에서 중국은 24.6%의 점유율을 차지하면서 유럽(49.3%)에 이은 2위권 국가로 도약했죠.

특히 이란은 전쟁을 거치며 중국과 확고한 우방 관계를 맺었고, 심지어 위안화 결제까지 허용해 준 상태입니다. 미국의 경제 제재를 받는 이란 입장에선 서방국가와 긴밀한 한국 기업보다 위안화로 결제할 수 있고 정치적 부담이 적은 중국 기업을 선택할 가능성이 있죠.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주식시장이 전체적으로 달아오른 상황에서 낮은 PBR, 원전 사업, 이란 재건까지 겹치며 건설주가 크게 올랐다"면서도 "실제로 해외 사업과는 무관한 중소형 건설주도 함께 뛰어오른 상황이다. 플랜트 사업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으로 묻지마 투자에 나서선 곤란하다"고 우려감을 전했습니다.

건설주에 투자하시는 분들께서도 내가 선택한 기업이 실제로 해외 플랜트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지, 실질적으로 해외에서 수익성을 거둘 수 있을지를 꼼꼼히 따져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