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글로벌 달러 스테이블코인 ‘USDC’를 발행하는 서클의 창업자, 제레미 알레어 CEO가 어제(13일) 한국을 찾았습니다. 국내 은행과 핀테크, 가상자산 거래소를 연이어 만나며 원화 스테이블코인과 온체인 금융 인프라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알레어 CEO를 직접 만나고 온 이민재 증권부 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이 기자, 핵심 메시지는 뭡니까?
<기자>
한마디로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한국이 만들고, 서클은 인프라를 확장한다'입니다. 알레어 CEO는 간담회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한국의 은행과 핀테크가 주도하는 컨소시엄 구조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서클은 운영 기술, 결제·외환 인프라 제공에 집중하겠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앵커>
유럽에서는 유로 스테이블코인도 직접 발행하는데, 왜 한국에서는 직접 안 하겠다는 겁니까?
<기자>
유럽은 같은 규제 아래에서, 조건만 충족하면 서클 같은 민간 기업도 스테이블코인을 직접 발행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서클은 유로 기반 스테이블코인 ‘EURC’를 이미 발행하고 있고요.
하지만 한국은 제도 방향이 다릅니다. 현재 논의 중인 디지털자산법 2단계에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은행 중심 컨소시엄이 발행하는 구조를 전제로 한 규제가 유력합니다. 알레어 CEO도 “한국에서는 비은행인 서클이 단독으로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긴 구조적으로 어렵다”고 인정했습니다. 그런 이유로 발행은 한국 금융권 몫으로 두고, 서클은 네트워크·기술을 지원하는 쪽으로 역할을 나누겠다는 겁니다.
<앵커>
한국 제도가 다소 늦다는 지적에 대해선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알레어 CEO는 “모든 주요 통화가 온체인 머니로 수렴할 것이고,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디지털자산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현실적인 모델인 스테이블코인부터 서둘러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이미 홍콩·싱가포르·일본·UAE·유럽 등 주요 지역에서 스테이블코인 발행 기준, 해외 발행 코인 규제 등을 빠르게 정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는데요. 제도 마련이 늦어지면서 한국이 뒤쳐질 수 있단 우려가 담긴 것으로 해석됩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런 제도적인 부분을 고려해 서클이 한국에서 하려는 인프라 사업은 구체적으로 어떤 그림입니까?
<기자>
핵심 키워드는 두 가지입니다. 블록체인 네트워크 ‘아크(Arc)’, 스테이블코인 기반 FX·결제 엔진입니다. 이미 국내 커스티디 기업이 아크 블록체인 기반으로 원화 스테이블코인 파일럿 ‘KRW1’ 프로젝트를 테스트 발행 중이고, 앞으로는 USDC·EURC·KRW1 같은 통화를 시스템 안에서 24시간 교환·정산하는 구조를 그리고 있습니다. USDC 지난해 거래액 18조 달러 수준(2경4천조원)입니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는 은행·핀테크가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직접 발행하고, 서클은 아크와 결제망을 통해 국경 간 송금·국제 결제, 토큰화된 채권·신용상품 같은 자산 토큰화, 온체인 정산 인프라를 제공하는 역할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신한·KB·하나 등 주요 금융사들과 국경 송금·정산 인프라 연계에 대해 “구체적인 논의가 오갔다”며 일부는 동참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앵커>
국내 디지털자산 거래소나 핀테크와의 접점도 많았죠?
<기자>
알레어 CEO는 방한 기간 업비트·빗썸과 연이어 만나 교육·규제 준수·투명성 강화를 내세운 협력을 논의했고, 오늘 오전에는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원과도 별도 회동을 가졌습니다. 겉으로는 마케팅 강화, 리스크 관리·준법을 강조했지만, 실제로는 USDC 인프라 확대가 깔려 있습니다.
헥토파이낸설, 다날 등 국내 결제·핀테크과 관련해서는 CPN(글로벌 결제 네트워크) 연계를 통한 스테이블코인 기반 온체인 결제·정산 실사용 확대, 즉 후방 결제 인프라 확충에 무게가 실려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앵커>
국내 지사 설립이나 직접 투자 계획도 언급했습니까?
<기자>
국내 지사 설립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순서는 분명했습니다. 먼저 해외 발행 스테이블코인 기업을 수용할 수 있는 규제 체계 정비, 그 다음 라이선스 취득, 이후 한국 지사 설립 순으로 단계적으로 접근하겠다는 겁니다.
투자 측면에서는, 서클이 전 세계에서 150건 가까운 블록체인·핀테크 투자를 해온 경험을 언급하면서도, VC처럼 공격적으로 지분을 사들이기보다는 '한국 파트너의 기술 확산을 돕는 전략적 투자' 위주로 보겠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증권부 이민재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