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기시대 되돌린다"더니...궁정도 유적도 '초토화'

입력 2026-04-12 19:26


미국과 이스라엘이 약 40일간 이란 전역에 공습을 퍼부어 문화유산들이 심하게 훼손됐다.

이란 문화유산부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전국에서 130곳이 넘는 유적이 직접 타격을 받거나 폭발의 여파로 파손됐다고 밝혔다고 1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특히 테헤란에 있는 카자르 왕조(1789∼1925년) 골레스탄 궁전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도 유명한데 이번 공습으로 인한 피해가 크다.

궁전의 자랑인 '거울의 방' 일부가 산산조각 나고 석조 구조물이 떨어져 나가는 등 큰 피해가 발생했다. 유네스코는 궁전 인근 아르그 광장의 경찰서와 법원을 겨냥한 공습으로 발생한 강력한 충격파가 궁전을 덮쳤다고 설명했다.

'중동의 보석'이라 불리는 이스파한의 유적들도 크게 훼손됐다.

사파비 왕조(1501∼1736년) 시대의 기념물인 주청사가 공습을 받아 인근 17세기 체헬 소툰 궁전의 벽화에 금이 가고 정교한 천장 장식이 파손됐다.

테헤란 북부의 사드아바드 궁전 단지와 서부 호람아바드의 3세기 팔라크-올-아플라크 성채 주변 유적들도 망가졌다.

이란 유네스코 국가위원회 하산 파르투시 사무총장은 "전쟁 전후로 유적지 좌표를 교전 당사국들에 유네스코를 통해 전달했으나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며 "공중에서 식별할 수 있는 문화재 보호 표식을 설치했음에도 무시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은 "국제법에 따라 타격을 수행하고 있으며, 문화재를 의도적으로 공격하지 않았다"고, 미국 국무부는 "공습은 군사 자산을 목표로 한 것이지 문화유적을 겨냥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을 석기 시대로 되돌려놓겠다"고 한 것이 이란 국민 사이에서 공분을 사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한 테헤란 시민은 "우리가 수천 년간 지켜온 역사가 무책임하게 폭격당하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