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실적에 "더 달라"…'40조 성과급' 뿔난 주주들

입력 2026-04-12 07:54
수정 2026-04-12 22:53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역대급 실적을 올린 가운데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지난 7일 1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 이후 노조는 반도체 사업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성과급 확대를 요구했다. 연간 기준으로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배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노조는 연간 반도체 영업이익을 270조원으로 가정하고 약 40조5,000억원을 성과급으로 지급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증권가에서 연간 영업이익이 300조원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데, 이 경우 45조원을 반도체 직원들을 위한 성과급에 써야 하는 셈이다.

주주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이 같은 요구는 기존 주주 환원 규모를 크게 웃돌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특별 배당을 포함해 약 11조1,000억원의 배당을 실시했는데, 노조 요구안이 반영될 경우 400만 주주가 받은 배당의 4배를 7만7,000여 명의 반도체 직원들이 성과급으로 가져가게 된다는 의미다.

투자 축소 우려도 제기된다. 노조가 요구한 15% 기준은 삼성전자가 지난해 연구개발(R&D)에 투입한 37조7,000억원보다도 큰 수준이다. 인공지능(AI)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시설 투자와 기술 개발 재원이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경쟁력 강화에 노사가 힘을 모아야 하는 시기에 지나친 '한탕주의'에 빠져 회사의 성장을 저해하는 꼴"이라며 "차세대 기술 및 설비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40조원 규모 자금이면 대형 인수합병도 가능한 수준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2020년 인텔 낸드 사업부를 약 10조3,000억원에 인수했고 삼성전자는 2016년 하만 인터내셔널을 약 9조원에 사들였다. 2025년 유럽 공조기업 플랙트 그룹 인수에는 2조4,000억원이 투입됐다.

한편 지난달 말 교섭 중단을 선언한 노조는 오는 23일 평택캠퍼스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이후에도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5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총파업을 실행할 계획이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