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 이후...눈길 끄는 중국 주식

입력 2026-04-12 16:06
中, 미국-이란 전쟁서 중재자 역할 보여 시진핑 4연임 앞두고 증시 부양책 기대 에너지·희토류·첨단산업 '3대 축' 베트남, FTSE 러셀 신흥국 지수 편입


미국과 이란이 휴전 이후 본격적인 협상에 돌입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을 짓누르던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 국면에 접어들었다. 양국 간 휴전은 단순한 물리적 충돌 중단을 넘어 글로벌 공급망 안정과 위험자산 선호 심리 회복 측면에서 시장에 강력한 반등 신호를 보내고 있다.

글로벌 투자시장에서는 전쟁 이후의 핵심 투자처로 중국을 주목하고 있다. 중국이 휴전 합의를 이끌어낸 중재자로 나서며 중동 지역 내 강한 영향력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향후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 의존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시진핑 주석 4연임을 겨냥한 대대적인 내수 부양책까지 예고돼 중국 증시 강세에 힘이 실리고 있다.

▲ 상해종합, 10년만에 4천선…시진핑 4연임 부양책 기대



최근 수년간 부진한 흐름을 이어왔던 중국 증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반격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1월 상해종합지수는 심리적 저항선인 4000선을 뚫어내는 데 성공했다. 이는 2015년 이후 10년 만의 일이다. 현재는 미국-이란 전쟁의 여파로 3986포인트까지 하락했지만 미국과 주변국에 비해 낙폭은 크지 않았다.

특히 이번 사이클은 시진핑 주석의 4연임을 앞둔 시점과 맞물려 있다. 과거 어느 때보다 부양 의지가 강력하다는 평가다. 김경환 하나증권 연구원은 "15차 5개년계획(2026~2030년)의 초기 정책 드라이브와 주식시장 부양은 4연임을 위한 당위성 강화와 민심 확보에 중요한 수단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중국 내 자산 소득 비율은 8%로 미국(24%)은 물론 주요국 중 최하위권에 위치하고 있다. 15차 5개년계획에서는 단순 소비 촉진이 아닌 중장기 시스템 구축을 강조하고 있다. 고용 안정 정책과 함께 '주식시장 부양'이 소비 촉진의 양대 축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김경환 연구원은 2027년 하반기까지 △상장기업 관리와 투자자 신뢰도 개선 정책 △주식 투자 규제 완화와 홍콩 투자 활성화 △장기자금(보험·연기금·투자공사)의 주식 비율 상향 법제화 △IPO 확장과 정부 자금 투자 △위안화 강세와 외국인 투자 신뢰 제고 등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 이란 전쟁과 중국의 반사수혜



미국과 이란의 휴전 과정에서 중국이 중재자로 나선 점은 글로벌 시장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분석이다. 박수현 KB증권 연구원은 "중국 주요 관영 매체들은 중국이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안정에 기여했고, 중재자로서 건설적인 역할을 수행했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부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이번 전쟁을 기점으로 중국이 아시아 지역 내 패권을 확보하기 위한 시도를 본격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란 전쟁을 보며 미국의 군사적 영향력이 과거 대비 약화됐음이 확인됐고, 이에 따라 대만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 내 군사 패권 확보에 보다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군사력 증강 수요 확대에 따라 중국의 '에너지 자립 강화'와 '희토류 무기화'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측면에서 중국의 재생에너지(태양광·풍력·ESS) 부문에 대한 투자 매력이 부각될 것으로 관측했다. 군수 산업 전반에 필수적인 희토류 역시 구조적인 수요 확대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 中 재생에너지·희토류·첨단산업 주목



글로벌 투자 전문가들은 중국의 유망 투자처로 재생에너지·희토류·전략적 신흥산업을 꼽는다. 이는 미국의 견제에 맞서 중국이 홀로서기를 시도하는 '기술 자립' 테마와 맞닿아 있다.

현재 중국은 태양광 전체 공급망의 85%·배터리 80%·풍력터빈 72% 비중을 점유하고 있다. 박수현 KB증권 연구원은 "군사력 증강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에너지 자립 강화 정책이 재생에너지 부문의 투자 매력을 더욱 높일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정부가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전략적 신흥산업'에도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15차 5개년계획의 핵심인 반도체·인공지능(AI)·로봇·항공우주 산업이 대표적이다.

시장에서는 배터리·반도체와 함께 CRO(신약 개발 과정을 대행하는 서비스)를 중국의 '3대 성장 테마'로 분류하고 있다. 실제로 에너지와 IT 하드웨어 업종을 중심으로 주당순이익(EPS) 추정치가 상향 조정되며 첨단 기술과 인프라 관련주의 실적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아울러 내수 시장 점유율 1등 기업들을 모아놓은 '마오 지수' 관련 종목들도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 마오 지수에 편입된 대표적 기업들로는 △귀주마오타이(식음료) △메이디그룹(가전) △항서제약(바이오) △CTG면세점(유통) 등이 있다.



▲ 베트남, 외국인 투자자 수급 기대



중국 외 신흥국 중에서는 베트남 시장을 눈여겨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최근 FTSE 러셀은 베트남 증시를 신흥국(Secondary Emerging Market)으로 승격한다고 최종 확정했다. 2018년 이머징 마켓 관찰대상국에 편입된 이후 약 8년 만에 거둔 성과다.

지수 편입은 9월 21일부터 1년에 걸쳐 4단계로 진행된다. 이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외국인 자금 유입을 이끄는 구조적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김근아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번 승격은 보다 큰 규모의 자금 유입이 가능한 MSCI 승격으로 나아가기 위한 중간 단계를 통과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FTSE 러셀은 잠정 편입 리스트도 함께 발표했다. 대형주로는 △철강 기업 호아팟그룹(HPG) △4대 국영상업은행 중 하나인 베트남투자개발은행(BID) △베트남 최대 민간기업 빈그룹(VIC) △디벨로퍼 빈홈즈(VHM) 등이 이름을 올렸다.

중형주의 경우에는 △식음료 기업인 마산그룹(MSN) △IT·통신 기업 FPT △유제품 시장 점유율 1위인 비나밀크(VNM) 등이 포함됐다. 실제 최종 편입 종목은 8월 21일 발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