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오늘 '담판'…협상 앞 신경전 팽팽

입력 2026-04-11 07:38


2주간의 휴전에 돌입한 미국과 이란이 11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첫 종전 협상에 나선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촉발된 글로벌 에너지 불안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 협상이 전쟁 종식의 분수령이 될 수 있을지 국제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JD 밴스 부통령이 이끄는 미국 대표단은 이미 이슬라마바드로 향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와 스티브 윗코프 중동 특사도 포함됐다. 이란 역시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의장과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을 중심으로 한 대표단을 현지에 파견했다. 다만 협상 개시 시점은 아직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았다.

양측은 협상 개시 전부터 주도권 확보를 위한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밴스 부통령은 긍정적 협상을 기대한다면서도 '장난치지 말라'는 경고를 공개적으로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도 밴스 부통령의 출발에 맞춰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공격을 강화하겠다는 메시지를 내며 이란을 압박하고 있다.

갈리바프 의장도 밴스 부통령 전용기가 이륙한 후 엑스(X)에 글을 올려 레바논 휴전과 이란 동결자산 해제를 협상 개최의 선결 조건으로 내세웠다. 트럼프 행정부 2인자가 이슬라마바드까지 날아와도 요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협상이 깨질 수 있다며 압박 강도를 높인 것이다.

핵심 쟁점은 호르무즈 해협 문제와 이란의 핵 프로그램이다. 양측은 휴전 기간 동안 해협을 개방하기로 합의했지만, 이란이 통행량을 제한하고 통행료 부과를 추진하면서 사실상 통제권을 유지하고 있다. 에너지 가격 안정을 중시하는 미국 입장에서는 해협 정상화 여부가 협상 성패를 가르는 핵심 변수다.

동시에 미국은 이란의 핵무기 보유 가능성을 차단하는 성과도 확보해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있다. 고농축 우라늄 처리 방식과 우라늄 농축 권한 인정 여부 등이 주요 협상 의제로 꼽힌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015년 이란 핵합의(JCPOA)를 넘어서는 결과를 도출해야 한다는 정치적 부담도 안고 있다. JCPOA는 우라늄 농축도를 3.67%로 제한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허용하는 대신 제재를 완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란은 이번 협상에 앞서 '이란에 대한 침략 완전 종식', '중동 주둔 미군 철수', '대이란 제재 완전 해제', '우라늄 농축도 협상과 농축권 인정', '투자 펀드 조성을 통한 전쟁 피해 배상' 등 10개항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르무즈 해협 개방과 핵보유 저지를 골자로 하는 미국의 요구와 간극이 매우 크고 미군 철수 같은 요구는 미국 입장에서 수용하기 어려운 조건으로 평가된다.

이처럼 양측 입장 차가 큰 데다 휴전 범위와 협상 의제조차 완전히 정리되지 않아 협상 개시 자체가 불투명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전쟁 장기화에 대한 부담을 안고 있는 미국과, 협상을 통해 전략적 이익을 확보하려는 이란 모두 협상판을 쉽게 깨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