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탄약 빅딜 무산은 풍산의 변심...“노조 최후통첩에 백기“ [방산인사이드]

입력 2026-04-10 16:17
수정 2026-04-10 16:32
지난 7일 노사 임단협 회의록 단독 입수 노조, 매각 반대..."수단·방법 안 가릴 것" 박우동 대표 "재타진 시 조합원과 협의" 분할 및 경쟁입찰 시 몸값 3조원 육박
<앵커>

한화와 풍산의 탄약 부문 빅딜이 막판 무산되면서 배경을 두고 각종 추측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취재 결과 풍산이 노조의 최후통첩에 백기를 들면서 판을 엎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사안 단독 취재한 방산인사이드 배창학 기자 나와 있습니다.

배 기자, 이번 빅딜이 무산된 게 풍산의 변심 때문이라고요?

<기자>



투자은행(IB) 관계자에 따르면 풍산은 어제(9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게 탄약 부문 인수 협상 결렬을 통보했습니다.



이어 풍산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각각 탄약 부문 매각과 매입을 중단하겠다고 공시했습니다.



두 기업이 기업 가치 제고를 목적으로 각각 매각, 매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공식화한 지 일주일 채 되지 않아 빅딜이 깨진 겁니다.

<앵커>

여기서 궁금한 점은 풍산이 왜 돌변했냐는 건데요.

<기자>

대다수가 가격 차이나 기업 결합 심사, 한화솔루션의 유상증자 등이 족쇄가 됐다고 알고 있습니다.

취재를 해보니 양사 간 협상은 물밑에서 상당 부분 진전이 있었는데, 풍산이 한화에어로에게 갑자기 무르겠다고 통지하며 어그러진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구체적으로는 풍산이 노조의 반발에 울며 겨자 먹기로 취소를 했습니다.



탄약 부문이 매물로 나왔다는 소식이 처음 들린 건 지난 3월 5일이었습니다.

그러자 풍산이 이날 공시를 냈는데, 사실무근처럼 부인하는 게 아니라 길이 열려 있다는 식으로 미온적인 반응을 냈습니다.



노조의 항의가 빗발치자 풍산홀딩스와 풍산 대표이사를 겸직 중인 박우동 부회장은 확정된 사안이 아니라며 진화에 나섰습니다.

이어 임직원들에게도 해명의 메시지를 보내며 상황이 일단락되는 듯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달 들어 인수설이 재점화되면서 노사 갈등이 격화된 거군요?

<기자>

지난 3일(금) 한화에어로가 풍산 탄약 부문 인수 의향서를 넘어 비공개 입찰에 참여해 최종 입찰 제안서를 제출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였습니다.

보도는 ‘한화에어로만 풍산에게 제안서를 냈다. 몸값이 1조 5,000억 원 전후로 추산된다’며 꽤 구체적이었습니다.



풍산과 한화에어로가 또다시 공식 입장을 냈는데, 두 곳 모두 검토 중이라며 사실상 시인했습니다.



때마침 지난 7일 풍산 노사 간 임금·단체협약 일정이 잡혀 있었고, 노사가 인수를 놓고 정면으로 충돌하게 됐습니다.

<앵커>

배 기자가 당시 회의록을 단독 입수했다고요?

<기자>

단독으로 입수한 회의록을 살펴보니 회의는 풍산 본사에서 오전과 오후 두 차례 진행됐습니다.



노조는 오전 회의에 들어서자마자 직원들을 무시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이전에도 탄약을 떼어내 팔려고 몰래 이사회도 열었다며 이번에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막겠다고 경고했습니다.

풍산은 지난 2022년 물적분할을 통해 탄약 부문을 판매하려고 했는데 소액 주주들에게 가로막힌 바 있습니다.

노조는 박우동 대표가 테이블에 나오지 않으면 교섭도 없다며 퇴장했습니다.

<앵커>

그래서 경영진이 요구에 수용한 건가요?

<기자>



오후 회의에 참석한 박 대표가 민수와 군수가 함께 있다 보니 가치 제고를 위해 여러 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노조는 과거와 다르게 현재 탄약을 포함한 방산은 호황기를 누리고 있다며 매각 대신 매입을 할 때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다른 회사로 넘어가면 고강도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며 협의가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박 대표는 한화에어로가 공격적으로 나오고 있다며 재타진 시 조합원들과 협의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앵커>

배 기자가 지난번 출연에서 풍산의 탄약 부문 매각 시도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전했는데요.

다음에 재시도를 할까요?

<기자>

거래는 불발됐지만, 풍산은 여전히 팔고 싶고, 한화에어로는 사고 싶은 상탭니다.

풍산은 1958년생인 류진 회장의 미국 국적의 장남 승계 문제를 해결하려면 탄약을 팔아야만 합니다.

외국인이 우리나라 방산업체를 경영하려면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시기는 밀리겠지만 내부에서는 오히려 잘됐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유럽과 중동에서 발발한 전쟁으로 탄약 품귀 현상이 전 세계적으로 심화되면서 풍산이 주목을 받아섭니다.

실제로 풍산은 지난 1분기 매출과 영업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0%, 30%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쟁 수혜로 어닝 서프라이즈도 기록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늘어나는 수요에 국내 생산량을 2배 확대 중이며 해외 공장 신설도 기대됩니다.

앞으로 인적분할 승인을 받아 분할 매각에 나서면 재평가에 따라 3조 원 몸값이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또 신익현 LIG D&A 사장이 최근 풍산을 눈여겨보면서 경쟁 입찰이 될 경우 협상 우위도 점할 수 있습니다.

<앵커>

한화에어로는 어떻습니까?

<기자>

한화에어로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합니다.

본래 풍산 탄약 부문을 매입해 글로벌 스테디 셀러인 K9 자주포와 155mm 자주포탄을 아우르려는 계획이었습니다.

또 무기와 포탄 패키지화를 통해 10조 원 미국 자주포 수주에 힘을 실을 방침이었습니다.

아쉬움이 남은 만큼 풍산의 탄약 부문이 공식적으로 매각 수순을 밟으면 인수전에 뛰어든다는 게 중론입니다.

<앵커>

다른 이야기인데 한화에어로가 핀란드에서 K9 수주고를 올렸는데요.

어떤 시사점이 있을까요?

<기자>

글로벌 시장에서 K-방산 신형 무기뿐 아니라 중고도 인기몰이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한화에어로는 현지 시간 지난 9일 오후 1시 핀란드 헬싱키에서 현지 국방부와 K9 자주포 수출 2차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번 계약에 따라 한화에어로는 핀란드에 K9 112문을 공급할 예정인데 금액으로 환산하면 총 9,400억 원 규모입니다.

112문 모두 우리 군이 운용하던 중고품으로 현지에서 성능 개량을 통해 현지에 실전 배치될 예정입니다.

핀란드는 지난 2017년 1차 계약을 맺고 96문을 납품 받고 있는데, 이것도 전부 중고입니다.

인접국인 에스토니아도 중고 K9을 구매해 전력화했는데, 핀란드에 이어 추가 구입할 것으로 보입니다.

중고는 신형보다 값이 저렴해 가성비를 우선으로 하는 신흥국이나 개발도상국들이 탐내고 있습니다.

<앵커>

방산인사이드 배창학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