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포스코가 협력사 직원 7,000여 명을 직접 고용하기로 하면서 사정이 비슷한 완성차와 조선 업계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습니다.
직고용 대상자 선정에 대한 공정성과 형평성 논란이 불거진 데다 노조도 역차별이라며 반발하고 있어 직고용까지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됩니다.
산업부 배창학 기자 나와 있습니다.
배 기자, 가장 궁금한 점은 불황에 시달리는 1위 철강사가 왜 지금 의사 결정을 한 겁니까?
<기자>
정규직 고용 확대로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결국 해야 한다고 판단한 겁니다.
포스코는 오늘(8일) 하청 업체 직원 약 7,000명을 직접 고용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어제(7일) 언론 보도를 통해 이미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이어 산업 현장에서의 원·하청 간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고, 위험한 작업을 하청에 넘기는 관행을 근절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산재로 사망한 노동자 중 절반 가량이 하청 업체 소속이었습니다.
이에 포스코도 지난해 다단계 하청 구조 등 하도급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공식화했고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파격적인 결단을 내렸습니다.
<앵커>
여기서 짚고 넘어갈 건 직고용되는 7,000여 명의 직원이 핵심 인력이냐는 건데요.
<기자>
포스코가 전체 임직원 수(1만 8,000여 명)의 40%나 직고용하기로 한 건 사업 추진에 필수적인 인물들이라섭니다.
이들은 포항과 광양 제철소에서 작업을 수행 중인 현장직들입니다.
365일 24시간 돌아가는 제철소에서는 원청과 하청 근로자가 섞여서 같은 일을 하다 보니 하청은 원청의 지휘와 명령에 따르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래서 2011년부터 포스코에 불법 파견 소송을 걸며 직고용을 요구했습니다.
지난 15년간 소송의 건수만 약 30건이었습니다.
대법원과 서울고등법원이 각각 2022년과 지난해 근로자들의 손을 들어주며 직고용하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올 들어 노란봉투법 시행에 따라 하청 노조에게도 원청을 대상으로 하는 교섭권이 부여되며 직고용 압박이 거세졌습니다.
그러자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도 지난달 주주 총회에서 불법 파견 소송이 길어지면 부담이 가중되는 만큼 정리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앵커>
결국 직고용을 하겠다고 했는데요.
역차별이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기자>
벌써부터 직고용이 노노 갈등으로 번질 조짐입니다.
김성호 포스코 노조위원장은 조금 전 성명서를 통해 “사측이 직원들의 공감대 형성을 무시했다"라며 "조합원들이 깊은 상처를 입혔다”라고 비난했습니다.
이어 "회사의 결정이 조합원들의 역차별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겠다"라며 "사측이 묵살할 경우 행동에 나서겠다"라고 경고했습니다.
하청 직원 일부만 정규직으로 돌리겠다고 한 만큼 공정성과 형평성에 위배된다는 지적도 나올 수 있습니다.
다만 직고용 대상에서 빠진 대다수는 고로 밖에서 근무하는 인원들로 불법 파견과는 거리가 멉니다.
<앵커>
다른 회사들은 상황이 어떻습니까?
<기자>
같은 철강업계에서는 현대제철이 궁지에 몰리게 됐습니다.
현대제철도 포스코처럼 불법 파견 소송 등에 발목이 잡혔습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1월 현대제철이 불법 파견한 하청 업체 직원 1,200여 명을 직접 고용하라고 지시했습니다.
노동부가 지정한 시정 기한이 다가오자 현대제철은 소명서를 제출하며 이행 기간 연장을 요청했습니다.
노동부는 소명서 검토를 마치면 이행 기간을 늘려주거나 과태료를 부과할 예정입니다.
또 다른 제조 업종인 완성차 업계와 조선 업계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 한국GM 등도 하청의 불법 파견 소송 등으로 오랜 기간 법리 다툼을 벌이고 있습니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등 조선사들도 마찬가집니다.
다만 자동차와 조선은 철강과 달리 원청과 하청 간 역할이 분리되어 있고 외주 의존도도 낮습니다.
철강과 달리 법리적인 해석이 엇갈릴 수 있는 것으로 노사 협상을 통해 우회 고용, 처우 개선 등으로 합의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산업부 배창학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