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 병에 990원 짜리 '초저가 소주'가 등장하면서 유통업계에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됩니다.
국내 주류시장을 흔드는 태풍이 될지 아니면 단순한 마케팅에 그칠지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자세한 이야기 취재기자와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박승원 기자, 현재 편의점에서 소주 한병을 사도 2천원 가까이 되는데, 990원이면 이제 마음 편히 살 수 있겠네요?
<기자>
1943년 노래 '빈대떡 신사'를 아실까요?
제가 음치라 직접 노래는 못 들려드리지만, "돈 없으면 집에 가서 빈대떡이나 부쳐 먹지"라는 가사가 있는데요.
지금처럼 고물가 시기에 자주 언급이 되는 노래인데, 이 가운데서도 소주 가격이 인상될 때마다 회자되곤 합니다.
편의점 소주가 한 병에 2천원에 육박하고 있는데, 여기에 반값에 불과한 990원 소주가 등장하니 가격 부담을 느끼고 있는 애주가들 사이에선 관심이 가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인데요.
비록 990만병이라는 한정 판매이지만, 초저가에 한정 상품이란 점이 부각되면서 오히려 강한 화제성을 만들고 있는 겁니다.
아직 정확한 매출은 집계되고 있진 않지만, 출시 일주일만에 7만8천상자, 총 156만병(전체 물량의 15.7%)이 출고돼 바이럴 마케팅 측면에선 성공했다는 평가입니다.
<앵커>
보통 인기가 있는 제품의 경우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이른바 '되팔이'하는 사례도 있는데, 이번 '초저가 소주'도 직접 사서 식당에 다시 팔 수도 있는거 아닌가요?
<기자>
현재 식당에서 소주 한병의 가격은 6천원, 심지어 7천원 이상을 받는 곳도 많습니다.
990원짜리 소주를 사서 식당에 팔면 최소 5배 이익을 볼 수 있는 만큼, 앞서 언급한 '되팔이족'이 기승을 부릴 수도 있는건데요.
하지만 이번 소주는 대형마트와 편의점을 제외한 동네 슈퍼마켓 전용으로, 외식업소에서 판매할 수 없습니다.
골목상권 활성화 측면에서 진행되는 만큼, 동네 슈퍼마켓에서 구입해 개인에게 되파는 것까진 막진 못하겠지만, 식당에선 불가합니다.
이미 화제성을 만든 만큼, 오히려 역풍에 몰릴 수 있어 식당 되팔이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앵커>
애주가 입장에선 저가 소주 등장을 반길 것 같은데, 기업 입장에선 전혀 다를 것 같아요. 반값이면 회사가 가져가는 이익이 있긴 한가요?
<기자>
"계속 팔면 우리 회사 망한다."
990원 소주 출시 행사에서 조웅래 선양소주 회장이 언급한 내용인데요.
마진을 포함한 제조 원가에 세금 구조, 주류도매상 운송비 등을 감안하면 990원은 말이 안 되는 가격이라는 게 주류 업계의 전언입니다.
결국 회사가 가져가는 이익은 사실상 없고, 손해를 감수하고 가격을 낮춘 선택을 한 겁니다.
실질적 영향보다는 브랜드 인지도 제고 성격이 강하다는 말이 나오는 배경입니다.
<앵커>
경쟁 소주기업 입장에선 속이 쓰릴 것 같아요. 가만히 있진 않을 것 같고, 비슷한 초저가 소주의 등장 기대해 볼 수 있는건가요?
<기자>
지금 당장 유사한 초저가 소주의 등장은 쉽지 않겠지만, 결국엔 출시가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입니다.
국내 소주 시장의 80% 이상을 독점하고 있는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 이 거대 주류 공룡들은 현재 초저가 소주 출시를 검토한 적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단기적인 가격 경쟁보다는 소비자 만족과 제품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설명인데요.
MZ 세대를 중심으로 술을 멀리하는 트렌드에 주류 매출이 급감하는 상황에서 사실상 손해를 감수하고 낮은 가격을 선택하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풀이됩니다.
다만 가만히 옆에서 지켜보긴 힘들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는데요.
현재 '초저가 소주'가 흥행 몰이에 성공하며 인지도를 높이고 있구요.
여기에 정부의 물가 안정 정책 기조가 이어지는 점을 감안하면 결국 이 두 공룡기업도 저가소주 경쟁에 동참할 수 밖에 없을 것이란 진단입니다.
결론적으로 애주가의 입장에선 마음 편히 취할 수 있는 선택지가 그만큼 더 넓어질 것으로 보여 집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산업부 박승원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