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 2천원, 돈 내라"…주문 없이 인심도 없다

입력 2026-04-08 11:12
수정 2026-04-08 13:38
"일부 '아웃라이어'가 발단…불가피한 조치"


카페 내에서 주문 없이 화장실만 이용하거나 물 한잔을 요청하는 고객을 단칼에 거절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 같은 조치는 '정'을 중요시 여기는 한국 정서상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는 한편에서, '오죽하면 저러겠나'라는 공감대도 확산하는 분위기다.

8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최근 서울의 한 카페 내부에 '카페 이용 고객 외 화장실 사용 금지'라는 안내 문구가 게시 돼 화제를 모았다.

또 다른 카페에는 '주문없이 화장실만 이용시 2,000원' 이라는 안내글이 붙었다.

이미 화장실을 잠가두고 손님에게 열쇠를 주거나 구매 영수증에 화장실 도어락 비밀번호를 기재하는 카페나 식당이 적지 않지만, 한발 나아가 화장실 이용료가 공식화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카페의 '신 메뉴'라는 조롱이 빗발쳤다.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약을 먹기 위해 물을 요청했다가 거절 당한 고객의 사연도 있었다.

JTBC '사건반장'에 소개된 사연에 따르면, 50대 주부 A씨는 최근 한 프랜차이즈 도넛 매장을 방문해 도넛 2개와 커피를 구매한 뒤 자리에 앉아 먹던 중 직원에게 물 한 잔을 요청했다가 거절을 당했다.

해당 매장의 직원은 "물은 따로 판매 중이니 계산하셔야 한다. 규정이라 죄송하다"고 말했다고 한다.

소셜미디어(SNS)에서는 자영업자들의 '불만'이 터져나온다.

지난 1월 자영업자 네이버 카페에는 "매장 사용한 것도 아니고 그냥 쓱 들어와 말도 없이 화장실만 쓰고 가는 사람 커피라도 결제하라고 할까요? 인사하면서 화장실 좀 쓰겠다고 하면 이해하겠는데 말도 없이 쓰는 건 기분 나빠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동작구 D 카페 사장은 "화장실을 유료로 전환한 카페 사장님들에게 충분히 공감한다"며 "잘 썼다고 감사하다고 말씀해 주는 분도 있지만 그냥 쌩 나가거나 더럽게 사용하는 분도 더러 있어 그럴 땐 속이 많이 쓰리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된 데는 일부 '아웃라이어'(outlier·평균치에서 크게 벗어난 예외적 존재) 들의 지나친 행동이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한국경제TV>와의 통화에서 "자영업자도 마음씨 좋은 분들이 있는가 하면 지나치게 각박한 분들이 있고, 소비자 역시 대부분의 상식적인 이들 외에 비상식적 행동을 하는 경우가 있다"며 "일부의 '아웃라이어'들이 거래의 질서를 훼손하는 것이 문제"라고 짚었다.

이 교수는 "점점 발전하는 가운데 익명의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사는 사회에서 서로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불가피한 면이 있는 만큼 자영업자들의 이 같은 조치는 무리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