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라 500㎖에 150원…"설탕부담금 차등 부과" 제안

입력 2026-04-07 16:59


가당음료에 부담금을 부과하는 이른바 '설탕부담금'에 대해 당 함량에 따라 단계적으로 나눠 부과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박은철 연세대 보건정책관리연구소 교수는 7일 가당음료 설탕부담금 정책토론회를 앞두고 배포한 '가당음료 설탕부담금 도입방안' 발제문에서 설탕부담금을 당 함량에 따라 3단계로 차등 부과하자는 안을 제시했다.

제안에 따르면 100㎖당 당 함량이 5g 이상 8g 미만은 L당 225원, 8g 이상은 L당 300원의 부담금을 부과하는 것이다. 당 함량 5g 미만인 제품은 과세 대상에서 제외한다.

이 기준을 적용하면 코카콜라, 칠성사이다, 레드불 등 주요 탄산·에너지음료는 L당 300원 구간에 해당한다. 이들 제품은 250㎖ 캔 기준으로 약 27g의 당류가 포함되므로 부담금 75원이 붙고, 500㎖ 제품은 150원이 추가되는 셈이다.

현재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콜라와 사이다 가격은 250㎖ 기준 약 1,700원, 500㎖ 기준 2,300~2,400원 수준이다. 부담금이 도입될 경우 가격 상승 압력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 교수의 제안은 영국의 '소프트드링크 산업부담금'과 동일한 구조다. 영국은 2018년 해당 제도를 도입한 이후 가당음료를 통한 당 섭취량이 15.5g에서 10.8g으로 감소하는 효과를 보였다.

박 교수는 설탕부담금 도입 시 청소년의 가당음료 소비 감소와 비만율 완화 효과를 기대했다. 실제로 설탕 공급이 많은 국가일수록 비만율이 높은 경향을 보인다는 점도 근거로 제시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1월 설탕에 담배처럼 부담금을 부과하자는 아이디어를 언급한 바 있어 정책 논의는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다만 소비자와 업계의 시각은 엇갈린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가당음료 부담금 도입에 대해 찬성 38.3%, 반대 40.0%로 의견이 팽팽했다. 특히 다른 당류 식품으로 소비가 이동하는 '풍선효과'를 우려하는 응답은 68.8%에 달했다.

식품업계는 부담금 도입 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설탕부담금이 부과되면 경영이 너무 힘들어져 제품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설탕부담금이 부과되지 않는)저당 음료나 제로슈거 음료를 늘릴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설탕부담금은 세수를 늘리는 목적이어서는 안 된다"면서 "소비자 태도를 바꾸고 기업이 당 함량을 낮추도록 하는 데 제도를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