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호르무즈 해협 포기할까…트럼프 “협상 연장 없다” [글로벌 마켓 A/S]

입력 2026-04-07 08:35
수정 2026-04-07 08:4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이란에 대해 7일 오후 8시(동부시간)까지 호르무즈 해협을 열지 않으면 발전소와 교량을 모두 파괴하겠다고 경고했다.

트럼프는 “4시간이면 이란의 모든 교량과 발전소를 완전히 파괴할 수 있는 계획이 있다”면서도 “상대가 성의 있게 협상하고 있다”며 강온 양면 메시지를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관련 시한을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달 21일부터 최후통첩을 반복해왔으며, 이날도 본래 10일째 유예 만료일임에도 하루의 추가 시간을 더 부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트럼프는 “부활절 다음 날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했다”면서도 추가 연장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뉴욕증시는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미국과 이란 양측의 휴전 논의 기대에 회복세를 보였다. 악시오스와 로이터 등에 따르면 파키스탄과 이집트 등 중재국을 통해 45일간의 휴전을 위한 협상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또한 파키스탄을 통해 미국이 제시한 휴전안을 거부하는 대신 영구적 종전과 제재 해제, 전후 재건을 요구했다. 이란 외교부 대변인 에스마일 바가에이는 "보장 없는 단기적인 긴장 완화는 누구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미국과 이란은 직접 협상이 아닌 파키스탄 육군참모총장 아심 무니르의 중재로 J.D. 밴스 부통령,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와 이란 외무장관이 서로 접촉 중이다.

이란은 이번 전쟁 종식과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통행 체계 개편을 연계해 미국을 압박하고 있다. 현재 블룸버그 선박 추적 데이터에 따르면 주말 이틀간 21척이 해협을 통과했다. 이는 전쟁 초기 이후 최다 기록이지만, 전쟁 전 하루 약 135척이 오가던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정상화와 거리가 멀다.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 방식을 바꿔 자국과 가까운 케슘 섬과 라라크 섬 사이의 좁은 수로로 선박을 집중시키고, 소유 구조·국적·화물·승무원 정보를 심사해 승인 코드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운항을 통제하고 있다.

알려진 주요국 선박 가운데 이라크가 예외 적용을 받았고, 인도는 7년 만에 이란산 원유 수입을 재개하며 LPG 탱커 8척의 통과를 확보했다. 이란과 외교적으로 우호적인 중국을 비롯해 일본의 LNG 선박과 프랑스·그리스 연계 선박도 통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AI로 인한 소프트웨어 산업 위기를 전망해 주목받았던 시트리니 리서치가 오만에 현장 분석가를 직접 파견해 공개한 정보도 화제가 됐다.

시트리니 리서치는 현재 해협은 이란의 통제권 아래에 놓여 있으며, 이란과 미국 사이의 전쟁이 지속되더라도 해협은 별개의 사안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란이 전쟁 이전과 같은 자유 항행이 아닌 튀르키예의 보스포루스·다르다넬스 해협 운용 방식을 적용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1936년 맺어진 몽퇴르 협약에 따라 해당 구간은 상업용 선박과 군사 목적 선박을 나눠 진입을 통제하고 있다.

다만 해협 통행료 부과 문제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날 회견에서 그는 ‘이란이 통행료를 받는 것으로 분쟁을 끝낼 수 있느냐’는 질문에 “미국의 통행료 부과라면, 안 될 이유가 있느냐? 우리가 승자”라고 말하는 등 해협 통행 규칙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불분명하다.

중동 지역 내 위기가 지속되면서 국제유가는 이날 추가적인 상승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에도 상승세를 보인 서부텍사스산 원유 5월 인도분은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전 거래일보다 0.92달러(0.82%) 오른 112.46달러에 거래됐다.

OPEC+가 5월 생산량을 하루 20만6천 배럴 증산하기로 했으나, 전쟁으로 주요 산유국의 생산과 운송이 막혀 상징적 조치에 그치고 있다.

또한 카타르를 비롯한 인프라 손상이 예상보다 심각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미국 화학기업인 다우의 제임스 피터링 최고경영자는 해협의 완전한 정상화에 8~9개월 소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내 전국 평균 소매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4달러를 돌파해,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행정부에도 정치적 부담이 되고 있다.



휘발유, 연료유를 비롯해 폴리에틸렌 등 석유 부산물 가격이 급등한 가운데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도 증가하고 있다.

이날 공급망관리협회(ISM)에서 공개한 3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는 54%로 한 달 전보다 2.1%포인트 하락했다. 기업들의 신규 주문은 늘었으나, 같은 기간 공급 가격이 13년 만에 최대폭인 7.7%포인트 뛰었다.

뉴욕 연방준비제도에서 집계한 글로벌 공급망 압력 지수(GSCPI)도 0.68로 2023년 초 이래 가장 높았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는 "중동 전쟁이 원자재 가격을 높여, 인플레이션을 올리는 동시에 경제 활동을 억제하는 대규모 공급 충격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전망했다.

이번 주 금요일 미 노동통계국이 내놓는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대한 월가 컨센서스도 대폭 상향이 이뤄지고 있다. 전쟁으로 인한 공급망 충격을 반영해 월가의 3월 CPI 전망치는 전월대비 1.0% 상승, 에너지를 제외하면 0.3% 근원 물가 상승률을 보일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3월 고용이 예상보다 견고한 17만 8천 명 증가하는 등 경제 성장에 대한 우려는 덜어냈지만,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수요 파괴 등에 대한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이날 주요 지수는 트럼프 발언 이후 미국-이란 양측 간 최종 협상에 대한 관망세로 돌아섰다. S&P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9.14포인트, 0.44% 상승한 6,611.83, 나스닥 종합지수는 117.15포인트, 0.54% 오른 2만 1,996.34를 기록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165.21포인트, 0.36% 뛴 4만 6,669.88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달 실적 발표 이후 하락했던 마이크론은 이날도 3%가량 반등을 이어갔고, 유나이티드헬스 그룹과 CVS 등은 미 보건부 산하 CMS의 내년도 메디케어 어드밴티지 및 파트 D 보험사 지급액의 2.48% 인상을 발표로 시간 외 거래에서 약 10% 가까이 급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