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과 관련된 12가지의 영업 비밀 유출 여부를 놓고 HD현대중공업과 방위사업청 간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방위사업청이 상세 설계 및 선도함 건조 입찰 과정에서 경쟁사에게 기본설계 결과물 가운데 일부 민감 자료를 제공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방사청은 지난달 26일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에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 제안 요청서(RFP)를 배부했다. 과정에서 HD현대중공업의 기본설계 결과물이 참고 자료 형태로 제공됐는데, 공개 범위를 두고 갈등이 빚어졌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24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RFP 배부 시 경쟁사에게 민감 자료 제공을 제한해달라며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그럼에도 제조 원가 산출 내역과 노무 단가 등 수주를 좌우할 수 있는 기밀 사항이 포함됐다며 신의칙 위반이라는 게 HD현대중공업의 주장이다.
특히 산출 내역서란 KDDX를 짓는다는 가정 아래 비용이 얼마나 드는지 추산하는 자료로 통상 기본설계 업체가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작업을 이어서 수행한다고 내다보고 제출하는 자료다. KDDX 사업 추진 기본안과 KDDX 기본설계 RFP에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기본설계 업체가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를 한다고 명시됐다.
실제로 업계 관계자들은 자료에는 수십 년간 군함 연구 개발과 건조를 통해 쌓은 경험과 노하우가 바탕된 자산이라며 KDDX뿐 아니라 다른 사업에도 활용될 수 있다는 관측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방사청은 공정한 제안서 작성을 돕기 위한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방사청은 기본설계 결과물의 소유 권리가 정부에 있다며 자료에는 특정 업체의 영업 비밀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KDDX는 총 사업비 약 7조 8,000억 원을 투입해 오는 2030년까지 6,000톤(t) 급 구축함 6척을 전력화하는 프로젝트다. 한화오션이 개념설계를, HD현대중공업이 기본설계를 완수했고, 두 업체가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수주전을 벌이고 있다.
이번 공방의 핵심은 경쟁 입찰의 공정성을 위해 제공할 수 있는 자료 범위가 어디까지 해당되는지에 있다. 업계에서는 향후 법원의 판결에 따라 오는 5월 제안서 접수, 7월 사업자 선정 등 일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