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무섭게 치솟던 원·달러 환율이 중동전 종전 기대감이 일면서 오늘(1일) 장중 한때 30원 넘게 급락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1,500원대의 높은 환율이 지속되고 있는데요. 당장의 관심은 4월 배당 시즌과 맞물려 외국인들이 배당 역송금 규모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당초 예상과 달리 역송금보다 국내 증시의 재투자 유인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증권부 강미선 기자와 나와 있습니다. 강 기자, 배당 시즌이면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간다고 하는데 매년 영향을 받아온 거 아닌가요? 어떤 구조인지 먼저 짚어주시죠.
<기자>
네, 배당 지급을 발표한 기업 가운데 약 98%, 거의 모든 기업이 4월 배당에 나섭니다.
주주친화정책으로 몇 년 새 결산 배당기준일을 3~4월로 변경하는 상장사들이 늘면서인데요.
통상적으로 배당금을 받으면 외국인 투자자들의 경우 원화로 받은 뒤 달러로 바꿔 본국으로 보내는 '역송금'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과정에서 달러 수요가 늘면서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는 건데요. 실제로 매달 발표되는 한국은행 국제수지를 보시면 배당 지급이 집중되는 4월엔 배당소득이 적자로 나타나는 것도 바로 이 이유에섭니다.
정리하면 배당이 집중되는 4월에는 환율 변동성이 커지고 통상 5월 노동절 전후로 배당 관련 수급이 마무리되면서 환율이 다시 안정되는 흐름이 반복돼 왔습니다.
<앵커>
지금처럼 전쟁 불확실성에 고환율이 계속되면서 올해는 다를 것 같은데요. 그렇다면 올해는 어느 정도로 역송금이 나가고, 나가지 않고 국내 재투자 흐름을 시장에선 보고 있나요?
<기자>
네,이번 달 상장사가 지급할 배당금은 약 38조 원 안팎인데, 이 중 30% 내외가 외국인 몫입니다.
약 12조 원 수준으로 추정되는데, 이 자금이 환전 수요로 연결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전체 배당금 자체가 커지니 외국인이 배당금으로 받아 가는 금액도 직전 연도보다 약 2조원 넘게 증가했습니다.
<앵커>
기업들도 좀 더 나눠서 보면 어떤가요?
<기자>
배당 규모 상위 기업을 보면 삼성전자와 기아, SK하이닉스의 배당금을 모두 합치면 약 7조7천억원입니다. 이 중 절반 이상이 외국인의 몫입니다.
이렇게 받은 배당금을 재투자가 아니라 빠져나갈 수 있는 '역송금 대상' 비율은 어떤지 보면요. 10년 전엔 절반 정도를 환전해 가는 정도였는데 2023~2024년도 기준을 보면 70%를 넘는 수준까지 상승했습니다.
한 마디로 돈으로 바꾸는 걸 더 선호하는 형태입니다. 하지만 올해 시장에선 “나갈 돈은 많지만, 실제로는 예전만큼 안 나갈 수도 있다”고 전망합니다. 즉, 나가지 않고 재투자 가능성이 클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앵커>
수치상으로는 오히려 유출 압력이 더 커진 상황인데, 왜 재투자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는 건가요?
<기자>
환율 때문에 제값 못 받는 '밑지는 장사’를 하기 싫은 건데요. 현재처럼 원화 약세가 큰 상황에서는 외국인 입장에서 원화를 달러로 바꿀 때 환차손 부담이 커지게 됩니다.
즉, 지금 환전하는 것보다 국내 자산에 재투자하거나 보유하는 것이 더 유리할 수 있다는 판단입니다.
여기에 올해 코스피가 5천선까지 오른 국내 증시와 반도체 등 일부 업종의 탄탄한 실적도 투자 매력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배당은 환율에 영향을 주는 변수이지만, 환율을 일방적으로 끌어올리는 요인으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지배적입니다.
<앵커>
결국 나갈 돈은 많지만 실제로는 덜 나갈 수도 있다는 얘기군요. 그럼 4월 환율,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자>
네, 4월은 배당 지급이 집중되는 시기라 단기적으로 환율 변동성이 커질 수 있습니다. 특히 삼성전자 등 대형주 배당이 몰리는 4월 중순이 1차 변곡점이 될 전망입니다.
결국 4월 시장은 역송금 공포에 떨기보다는 12조원 외국인 배당금 중 상당액이 반도체 재유입의 마중물이 될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동시에 종전 기대 등으로 대외 리스크가 풀리고 있어 배당 자금 일부는 유출이 아니라 국내 증시로 재유입되는 자금이 될 가능성도 더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