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티브 ETF의 '운용 전략'이 사실상 장식품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엇을 기준으로 포트폴리오를 짤지 투자자와 약속하는 것임에도 실제 운용에서는 이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 사례가 있어 개인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 '5년 연속 배당 기업' 담는다더니…상장 3년차 기업 편입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의 'KoAct 배당성장액티브' ETF 사례를 보면 상품설명서 내 '운용 전략'의 실효성에 강한 의문이 제기된다. 해당 ETF는 고배당주 선정 기준으로 "5년연속 배당한 기업 중에서 종목을 고른다"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니 종목 구성은 상품설명서의 전략과 다소 차이를 보였다.
먼저 상장한지 2년밖에 안 된 에이피알이 포함돼 있다. 에이피알은 최근 2년연속 배당에 나서기는 했지만 해당 ETF 전략에서 다루는 5년연속 배당기업 조건에는 명백히 해당하지 않는다.
또한 중간중간 배당을 건너뛰어 연속 배당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코나아이 같은 종목도 편입돼 운용 중이다. 코나아이는 최근 5년 중 2022년과 2024년에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심지어 1.61%의 비중으로 편입돼 있는 SK스퀘어는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배당을 실시하지 않은 기업임에도 포트폴리오에 담겨 있다. 운용사가 상품설명서를 통해 투자자에게 약속한 종목 선정 원칙이 현장에서는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는 셈이다.
▲ 면책조항 뒤에 숨은 '무원칙' 운용
이런 원칙 파괴가 가능한 이유는 설명서 속에 숨겨진 면책조항 때문이다. 액티브 운용사들은 "주로 편입한다" "상기 기준은 시장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조정될 수 있다"는 면책조항을 삽입해 둔다. 이 한 줄 때문에 운용사가 어떤 종목을 담아도 탄력적 운용이라 주장하면 그만이다.
구체적인 종목 선택 방법론을 제시하며 투자자를 유인하지만, 실제로는 한 문장의 면책조항이 모든 원칙을 무력화하는 방패가 돼버렸다. 결과적으로 공시된 전략이 무의미해지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유일하게 지켜야 하는 기준은 비교지수와 0.7 상관계수를 맞추는 것 뿐이다.
▲ 당국과 거래소 방치 속에 커지는 투자자 혼란
패시브 ETF와 액티브 ETF의 극명한 규제 차이도 이런 방만한 운용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기초지수를 그대로 복제해야 하는 패시브 ETF는 지수 산출기관이 정한 방법론을 조금이라도 어길 경우 즉각 제재 대상이 된다. 투자자 혼란을 막기 위해 기초지수 명칭과 ETF 이름을 유사하게 맞춰야 한다는 엄격한 규정도 적용받는다.
반면 액티브 ETF는 기초지수가 아닌 비교지수 체제로 운영돼 전략을 어겨도 이를 제재할 마땅한 수단이 없다. 비교지수와 적절한 수익률 방향성(0.7상관계수)만 유지한다면 내부적으로 어떤 종목을 담아 운용하든지 규제 당국의 감시망을 피할 수 있다.
심지어 비교지수와 ETF 명칭이 완전히 따로 놀아도 제재할 규정조차 없다. 배당 액티브 ETF가 '고배당 지수'가 아닌 '코스피200'을 비교지수로 설정해도 문제가 되지 않는 이유다.
이에 대해 거래소 관계자는 "ETF 이름에 모든 걸 담을 수 없다. 실제 자산구성내역(PDF)을 실시간으로 확인해야 하는 건 투자자 몫"이라고 했다. 금융감독원 역시 상장 심사와 관리는 거래소 업무라며 공을 넘긴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액티브 ETF의 0.7상관계수 규제 완화에 앞서, 자산운용사가 스스로 공표한 투자 원칙조차 지키지 않는 실태를 먼저 바로잡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액티브라는 명분 아래 '간판 따로 내용물 따로' 식의 운용이 방치된다면, 결국 피해는 액티브 ETF의 운용 원칙을 믿고 투자한 개인 투자자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 관련 기사: 배당 ETF에 삼성·하이닉스가 35% [수상한액티브①]
▷ 관련 기사: "코스닥ETF에 삼성전자 담아도 된다"는 거래소 [수상한액티브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