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여파로 글로벌 액화천연가스(LNG) 공급이 흔들리는 가운데, LNG 수출국인 호주의 주요 생산시설까지 사이클론(인도양 열대성 폭풍) 피해로 멈춰서면서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의 가스 수급 불안이 한층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로이터·AFP 등에 따르면 최근 호주를 강타한 사이클론 '너렐'로 서부 웨스트오스트레일리아(WA)주 내 대형 LNG 플랜트 2곳이 가동을 멈춘 상태다.
셰브론이 운영하는 휘트스톤 플랜트는 정상 가동까지 수 주가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셰브론 측은 "육상과 해상 시설 모두에서 피해 평가를 진행 중"이라며 "안전한 수리 완료 이후에야 생산량이 완전 회복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세계 최대급 LNG 플랜트 중 한 곳으로 꼽히는 WA주 '노스웨스트 셸프 프로젝트'의 카라타 LNG 플랜트도 가동이 멈춘 상태다.
운영사 우드사이드 에너지그룹은 전날 성명에서 "해상 시설에 인력 재배치를 시작했고 점검을 거쳐 재가동 시점을 결정할 것"이라며 "안전 확보를 전제로 생산을 재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사이클론은 지난 27일 시속 약 200km 강풍을 동반하며 WA주를 강타했고, 전날 기준 약 1,400여 가구가 정전 피해를 입었다. 같은 지역의 셰브론 고르곤 LNG 플랜트는 한때 가동이 중단됐다가 복구를 마치고 정상 생산을 재개했다.
생산 규모를 보면 카라타 플랜트는 연간 1,430만t, 고르곤은 1,560만t, 휘트스톤은 약 890만t 수준이다. 에너지 시장조사업체 에너지퀘스트에 따르면 이 세 곳은 지난달 기준 전 세계 LNG 수출량의 약 8.4%를 차지했다.
앞서 세계 LNG 공급의 약 20%를 담당하는 카타르 북부 라스파판 LNG 플랜트가 이란의 미사일 공격을 받아 가동을 중단했다. 이후 국영기업 카타르에너지는 한국·중국·이탈리아·벨기에 등에 대해 '불가항력'에 따른 장기 공급 계약 일시 중단을 선언했다.
이로 인해 호주는 카타르를 대신해 세계 2위 LNG 수출국으로 부상했지만, 이번 사이클론 피해로 주요 공급 축마저 흔들리게 됐다. 특히 호주는 생산 물량 상당을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국가에 공급해온 핵심 공급처다.
호주 리서치기업 MST 마키의 집계에 따르면 이번에 너렐로 피해를 본 호주 내 LNG 시설의 평소 연간 생산량은 3천만t 이상에 달했다.
게다가 너렐의 타격이 중동 전쟁의 충격과 맞물리면서 현재 전 세계 LNG 공급량의 4분의 1 이상이 유통에 차질을 겪고 있다고 MST 마키는 추산했다.
한편 기후부는 에너지 절약을 위한 12가지 국민 행동 요령도 발표했다.
승용차 5부제 참여와 함께 대중교통 이용, 친환경 운전, 가까운 거리는 걷거나 자전거 타기, 적정 실내온도 준수, 불필요한 조명 끄기 등의 내용이 담겼다.
가정에서는 샤워 시간 줄이기, 전기차·휴대전화는 낮 시간에 충전하기, 저녁 시간 가전제품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세탁기·청소기는 주말에 사용하기, 조명을 LED로 교체하는 등 고효율 가전제품 구매하기 등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휴대전화 낮 시간대 충전과 샤워 시간 줄이기 등이 에너지 사용량 절약에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