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지난해 서울 아파트 '이상거래' 2배 늘었다...절반은 '편법 증여'

입력 2026-03-31 08:54
수정 2026-03-31 14:21
지난해 서울 '이상거래' 4,718건 적발...1년 새 2배 늘어 편법 증여(2,673건) 절반 넘어...초고가 아파트 탈세 거래


30대 직장인 A씨는 서울 강남3구 소재 초고가 아파트를 40억 원대에 취득하면서 자금조달계획서에 기존에 보유한 아파트 처분 대금을 기재했다. 하지만 해당 자금은 아파트 매각 대금이 아닌 모친으로부터 전액 현금을 증여받아 취득한 사실이 국세청 조사 결과 밝혀졌다.

정부가 부동산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한 가운데 이처럼 부정한 방법으로 주택을 취득하는 사례가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부동산 이상 거래 적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적발 건수는 전국적으로 9,895건에 달했다. 이는 1년 전(5,975건)과 비교해 2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서울의 적발 건수가 4,718건으로 2배 넘게 늘었다. 최근 5년(2021~2025년) 사이 최대 규모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7만8천 건 수준이었던 걸 감안하면, 6%가량이 이상 거래로 분류된 셈이다.

이 중 편법 증여 등으로 국세청에 적발된 건수가 2,673건으로 가장 많았고, 거짓 신고 등(1,450건), 편법 대출 등(491건)이 뒤를 이었다. 자녀가 부모로부터 편법으로 증여받아 주택을 취득한 사례가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작년 부동산 거래가 많이 늘었기 때문에 이상 거래도 많았다"고 설명했다.

올해도 부동산 이상 거래로 적발되는 경우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작년 말을 기점으로 부동산 거래량이 회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의 아파트 매매 거래 건수는 지난해 11월 3,390건까지 떨어졌다가 올해 1월(5,358건)과 2월(5,694건) 모두 5천 건대로 늘었다. 이달 들어서는 2천 건대로 줄었지만, 강남3구의 경우 토지거래허가 매매 약정 신청 건수가 지난 달보다 2배 넘게 늘었다.

이런 흐름에 맞춰 정부는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망국적 부동산 공화국 정상화 없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며 부동산 범죄 단속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사업자대출을 받아 용도 외로 주택 구입에 활용하는 여부를 집중적으로 점검하고 있고, 국무조정실 부동산감독추진단은 수도권 공인중개사들의 매물 담합 의혹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

여권에선 부동산감독원을 빠른 시일 내에 설치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여야 이견으로 인해 소관 상임위원회인 정무위원회에서 논의가 진행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번에 법안소위가 열리면 (부동산감독원 설치) 안건을 상정하길 바랐는데 여야 합의가 안돼서 못 올라갔다"고 말했다.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갈수록 부동산과 관련된 범죄와 불법행위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이를 감독할 부동산감독원이 조속히 설치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