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32조 역대급 '투매'...극도의 위험회피 [마켓톡톡]

입력 2026-03-30 17:54
수정 2026-03-30 17:58
외국인, 32조 매도 폭탄
<앵커>

예멘 후티 반군의 참전, 그리고 미국의 지상군 투입 임박 등의 소식이 전해지면서 중동 사태가 확전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유가는 또다시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으며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도 4.5%에 육박하는 상황인데, 다시금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강해지면서 금융시장이 일제히 요동치고 있습니다.

오늘(30일) 코스피 역시 이런 흐름 속에서 크게 흔들렸는데요. 증권부 강미선 기자 나와 있습니다. 강 기자, 오늘 시장 분위기 먼저 짚어주시죠.

<기자>

네, 오늘 코스피는 장 초반부터 급락세로 출발해 한때 낙폭이 5%까지 커지며 5,100선까지 밀렸다가 이후 5,200선 안팎에서 등락을 반복했습니다.

결국 전 거래일 대비 2.9% 하락한 5,277.30로 마감했습니다.

현재 한국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 하락의 가장 큰 변수로는 중동전쟁으로 인해 유가와 환율 등 거시경제 환경 변화가 꼽힙니다.

코스피는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도 외국인들이 현물과 선물을 동시에 던지는 위험 회피성 매도가 강하게 나타나고 있는 건데요.

결국 전쟁으로 기름값에 환율도 튀어 오르고, 외국인들까지 줄줄이 이탈하는 이러한 시장 흐름이 이어지면서 지수 하방 압력을 키우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이달 들어 외국인 매도가 역대 최대 수준입니다. 어떻게 봐야할까요?



<기자>



이달 들어 외국인이 코스피에서 약 30조 원 넘게 순매도하면서 사상 최대 기록을 계속 갈아치우고 있습니다. 1월에는 순매수했지만요. 2월 들어 21조원 넘게 팔아치우면서 매도세를 키우고 있는 겁니다.

오늘도 수급을 보시면 외국인은 2조원 넘게 순매도했고, 기관과 개인 각각 8,800억, 8900억 순매수하며 이를 받아냈습니다.

일단 시장에선 외국인의 폭풍 매도의 이유로 비중 리밸런싱에 반도체와 자동차주를 중심으로 일부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 외국인은 오늘도 2조1,000억원가량을 순매도했는데, 자세히 보면 삼성전자(-9,100억원), SK하이닉스(-7,300억원) 등 이들 종목을 1조6,500억원 어치 순매도했습니다.



반도체 등 비중이 높은 대형주 중심으로 기계적인 매도가 진행되고 있다는 전문가들은 분석합니다.

동시에 시장에선 이 같은 외국인 매도세가 4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역대급 실적 발표를 전후로 일부 사그라들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지금 반도체를 비롯한 대형주 하락은 펀더멘털 문제라기보다는 수급 요인으로 봐야 한다는 건가요?

<기자>

네 맞습니다. 정리하면 오늘 반도체와 자동차주 하락은 업종 이슈라기보단 수급으로 눌리고 있다는 점입니다.

오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장중 각각 2~5%까지 하락했고, 현대차도 5%대 하락 마감했습니다.

외국인이 집중적으로 이런 대형주들을 팔면서 전반적인 지수 하락을 이끈 건데요.

여기에 최근 구글의 '터보퀀트' 기술 발표 이후, 메모리 반도체 수요 둔화 우려까지 겹치면서 투자심리가 다소 위축된 모습입니다.

이처럼 시장에선 반도체주 하락은 펀더멘털 훼손이라기보다는 외국인 이탈과 위험 회피가 만든 수급발 조정 성격이 강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앵커>

글로벌 전반에서 달러 강세와 위험회피 흐름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는 건데, 앞으로 시장 방향은 어떻게 봐야 할까요. 유가와 금리 변수까지 포함해서 짚어주시죠.

<기자>

네, 결국 이번 시장 변동성의 핵심은 거시경제 변수입니다. 전쟁 격화로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 12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고요.

이 경우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시 커지면서 금리와 환율까지 자극해 시장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런 흐름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오늘 일본에서도 엔·달러 환율이 160엔을 돌파하는 등 글로벌 전반에서 달러 강세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원·달러 환율 역시 1,500원 선에서 쉽게 내려오기 어려운 가운데 외국인 자금 이탈까지 겹치면서 국내 유동성 부담도 커지고 있습니다. 또 정책 기대만으로는 수급 방어가 어려워 환율도 당분간 높은 수준에서 머무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여기에 고유가 상황이 계속된다면 2분기부터는 수출 중심 제조업의 수익성 둔화 가능성도 있어 변동성 장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