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은 없다" 수백만 집결…美 전역서 대규모 시위

입력 2026-03-29 09:4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미국 전역과 유럽 등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리며 반(反)트럼프 여론이 다시 결집했다.

28일(현지시간) 열린 '노 킹스'(No Kings·왕은 없다) 시위는 지난해 6월과 10월에 이어 세 번째다.

미국 50개 주에서 약 3,100건의 집회가 열리거나 열릴 예정이라고 주최 측은 밝혔다. 참여 인원은 900만명 이상으로 추산되며 역대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시위는 특정 요구보다는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정책 전반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참가자들은 권위주의적 통치 방식과 법치 훼손 논란을 비판하는 한편, 강경 이민 정책과 이란 공습 등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함께 쏟아냈다.

시위의 중심지는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세인트폴로, 도심 행진 이후 주 의회 앞 광장에 수만 명이 집결했다. 이 지역은 지난 1월 이민 단속 과정에서 발생한 총격 사망 사건 이후 반정부 정서가 확산된 곳이다.

현장에는 브루스 스프링스틴과 조앤 바에즈가 공연에 나섰고, 제인 폰더, 버니 샌더스, 팀 월즈 등도 참석했다.

월즈 주지사는 "백악관의 독재자가 폭력배들을 보내려 했을 때 이에 맞선 것은 시민들이었다"며 "우리의 친절을 나약함으로 오해하지 말라"고 말했다.

수도 워싱턴DC에서는 수백 명이 링컨기념관에서 내셔널 몰까지 행진했고, 뉴욕 맨해튼 시위에는 로버트 드 니로 등이 참여했다.

드 니로는 "(노킹스 운동을) 150% 지지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우리 자유와 안보에 실존적 위협"이라고 비판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충돌도 발생했다.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서는 트럼프 지지자 약 50명이 나타나 시위대와 설전을 벌였고, 경찰이 중재에 나섰다.

이번 시위는 미국을 넘어 유럽으로도 확산됐다. 프랑스 파리에서는 수백 명이 바스티유 광장에 모였고, 이탈리아 로마에서는 수천 명이 거리 행진을 벌이며 전쟁 반대 구호를 외쳤다. 주최 측은 남미와 호주 등 12개국 이상에서 연대 시위가 이어졌다고 밝혔다.

이번 시위와 관련 백악관은 "좌파 자금 네트워크가 주도한 행사"라고 평가절하했고, 공화당도 "미국 혐오 집회"라고 비판했다.

재집권 이후 지지율이 36% 수준으로 하락한 상황에서,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시점에 벌어진 이번 대규모 시위는 트럼프 행정부에 적잖은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