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터보퀀트 기술을 발표한 이후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주가가 높은 변동성을 보이면서, 국내 '투톱'에 대한 투자 판단 난이도 역시 한층 까다로워졌다는 분석이다.
종전 가파른 상승세의 든든한 배경이었던 '반도체 슈퍼사이클'의 조기 종료 여부가 중요한 포인트로 부상하면서 시장은 '불안'과 '기회'의 갈림길에 선 모양새다.
이런 가운데 국내증시에서 연일 '매도' 우위를 보이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번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대거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한국거래소의 주간 수급 동향을 분석한 결과, 외국인은 이번주(23~2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7조7,070억원)를 가장 많이 팔았다. 순매도 2위는 SK하이닉스(-2조7,888억원)인 걸로 확인됐다.
큰손들의 이같은 움직임의 한편에서 업계에서는 터보퀀트가 메모리 반도체 사이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구글의 터보퀀트는 인공지능(AI) 모델의 메모리 사용량을 줄여주는 기술로, 정확도 저하 없이 모델의 크기를 극단적으로 축소하는 압축 기법을 이용해 AI의 메모리 사용량을 6분의 1로 줄였다.
이와 관련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서버 한 대당 메모리 탑재량 부담을 줄일 수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AI 서비스 확산과 신규 워크로드 창출을 통해 전체 메모리 수요를 오히려 키우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메모리 병목 현상을 완화해 시장 전체 규모를 키워 AI 인프라 투자를 더욱 가속하는 촉진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증권가에서도 과도한 불안이 반영된 주가를 '저가매수'의 기회로 보는 분석이 제기된다. 과거 중국의 딥시크 사례와 비슷하다는 시각도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2025년 1월 딥시크 공개 이후 엔비디아 주가가 단기 급락(-17%)했지만, 불과 한 달 내 빠르게 회복하며 오히려 이전 수준을 웃돌았다"며 "터보퀀트 우려는 기우에 불과"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터보퀀트는 저비용, 고효율 AI 구현을 위한 소프트웨어 최적화 기술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도, "향후 5년간 예상되는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 속도를 고려할 때, 이러한 기술만으로 폭증하는 AI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현실적 한계가 있다"고 평가했다.
모건스탠리도 보고서에서 "터보퀀트가 AI 운용 비용을 6분의 1로 줄여준다면 비용 때문에 AI 도입을 망설이던 많은 기업이 AI 생태계에 진입하게 될 것"이라며 "이는 메모리 수요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확대시킬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