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억→275억 급증…"당국 경고도 안 통한다"

입력 2026-03-27 20:48
수정 2026-03-27 20:56


금융당국이 이른바 '빚투(빚내서 투자)' 등 고위험 투자 방식에 강한 경고 메시지를 내고 있음에도 빚투 규모는 연일 역대 최대 수준으로 집계되고 있다. 문제는 '빚투' 규모가 증가하면서 빚투발 반대매매(강제청산)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27일 한국경제신문에 따르면 신용거래융자 규모는 25일 기준 33조285억원으로 집계됐다. 신용거래융자는 투자자가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린 뒤 갚지 않은 금액이다.

융자 규모는 지난 16일부터 열흘 연속으로 33조원대를 유지했다. 지난해 말(27조원) 대비 5조원 이상 증가한 수치다.

금융당국은 이달 총 다섯 차례에 걸쳐 신용거래에 따른 반대매매 위험성을 강조했다. 신용거래융자 규모는 5일 33조6945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약 3개월 전인 올해 초보다 22%가량 늘어난 수치다. 금융당국의 경고 이후 신용거래융자 규모는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역대 최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빚투 규모가 불어날수록 반대매매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시장에선 반대매매가 연쇄적으로 일어날 우려 등을 두고 주의를 촉구했다. 반대매매는 증권사가 고객 계좌의 신용거래 부족분을 채우기 위해 보유 주식을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매도하는 것을 뜻한다.

금투협에 따르면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 금액은 이달 일평균 275억 원으로 집계되며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반대매매 금액은 지난 1월 일평균 102억 원 수준에서 2월 135억 원으로 늘어난 데 이어 이달 들어 두 배가량 증가했다. 증시 불안, 영풍제지 하한가 사태 등이 겹쳤던 2023년 10월 이후 월별 반대매매 최대 기록이다.

미수거래는 투자자가 현금 없이 주식을 매수하는 초단기 빚투로 기한 내 상환하지 못하면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로 처분하게 된다.

주가가 단기간에 급락하면 신용거래 투자자의 담보비율이 빠르게 낮아지고, 추가 증거금을 납입하지 못할 경우 증권사가 보유 주식을 강제로 매도하는 반대매매가 발생한다.

반대매매 규모와 비중이 크게 확대된 것은 중동지정학 리스크로 유가와 환율이 동시에 상승하면서 국내 증시 변동성이 급격히 확대되면서다. 이달 들어 코스피 시장에서는 매도 사이드카 4회, 매수 사이드카 3회가 발동됐다. 사이드카가 발동된 건 올 들어 10번(매도 6번·매수 4번)째로 아직 1분기이지만 연간 사이드카 발동 횟수는 2008년(45회) 이후 연간 가장 많은 수준이다.

최근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지자 '빚투'(빚내서 투자)가 급증하고 있지만 반대매매로 인한 피해가 2030 세대에 집중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반대매매 급증으로 추가적인 주가 하락을 유발하고, 다시 담보 비율 악화로 이어져 연쇄 반대매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20·30 청년층을 중심으로 빚투로 인한 경제적 충격을 입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특별한 주의가 촉구된다"고 경고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