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조 몰린 해외 사모대출"…금감원, 증권사 ‘선제 대응’ 주문

입력 2026-03-26 15:52
이찬진 금감원장 기자간담회


해외 사모대출 리스크를 둘러싼 경고음이 커지는 가운데 금융감독원이 증권사와 투자자에게 ‘선제 대응’을 주문했다.

26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기자간담회에서 “(해외 사모대출 관련) 정보 비투명성, 낮은 통제 수준 등 과거 고위험 사안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며 “사전예방적 소비자보호 차원에서 12개 증권사의 해외 사모대출펀드 판매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국내 12개 주요 증권사의 해외 사모대출 펀드 국내투자자 판매 잔액은 2023년 11조8천억원에서 지난해에는 17조원까지 증가했다.

이 원장은 “통상 사모대출펀드는 레버리지를 사용해 비상장기업에 완화적으로 대출을 제공하고 공시도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증권사 관련 정보 제공 체계를 강화하고, 불완전판매를 막기 위해 상품설명과 적합성·적정성 심사 절차를 점검하도록 했다. 향후 시장금리 상승, 글로벌 경기둔화 등이 맞물릴 경우 대체투자 부실이 국내 투자자 손실로 번지지 않도록 스트레스 테스트와 익스포저 관리 수준을 면밀히 들여다본다는 방침이다.

국내 ‘빚투’(빚내서 투자)와 신용융자에 대해서는 2030세대의 취약성을 강조했다. 이 원장은 "증권사 반대매매 운영 측면에서 투자자 입장에서 불합리한지 살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이벤트성 금리 할인·한도 완화를 자제시키고 반대매매 기준·통지 방식이 투자자에게 과도하게 불리하지 않은지 살펴보고 있다.

자본시장 특별사법경찰(특사경)에 인지수사권이 부여되는 만큼 불공정거래 대응도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이 원장은 “인지수사권 부여하는 금융위 개정안이 입법 예고됐고, 4월 중 개정 절차가 마무리될 것”이라며 “조사 중인 사건에 대해 신속하게 수사 개시가 가능한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선행매매에 대해서는 투자자 제보와 모니터링을 결합한 상시 감시 체계를 예고했다. 금감원은 이달 23일부터 선행매매 집중 제보기간을 운영 중이며, 유튜브 등 온라인 채널에 올라오는 민원·의혹을 실시간 점검하고 있다. 코스닥 액티브 ETF 종목 사전 공개 논란과 관련해서는 “고의가 있었다고 보지는 않지만, 그 과정에서 부정거래나 미공개정보 이용이 있었는지는 별도로 점검하겠다”며, 현재 매일 ETF 구성 종목을 공개하도록 한 제도를 손질하겠다고 언급했다.

가상자산 시장에 대해서는 빗썸 ‘오지급’ 사태를 계기로 제도적 보완 의지를 드러냈다. 이 원장은 “검사를 통해 빗썸의 내부통제 부실 문제점을 다 확인했고, 제재 조치를 검토 중”이라며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위반 여부에 대한 법률 검토가 마무리되는 대로 제재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빗썸 외 다른 거래소에 대해서도 금융위·FIU·닥사 등과 함께 긴급 점검을 실시해 자산 대사, 이벤트 운영 방식, 통제 장치 등을 들여다봤다고 전했다. 그는 국회 제출 의견과 관련해 “가상자산뿐 아니라 플랫폼·전자상거래 등에서 대형 IT 사고가 투자자 자산가치를 크게 흔들 수 있다”며 “지배구조법, 전자금융거래법 적용 사각지대를 보완하는 최소한의 규제 체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