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만 9조6000억"…'수수료 장사에 IB·WM까지' 증권사 순익 껑충

입력 2026-03-26 06:00
거래대금 36% 증가 주식·ETF로 10조 수익


지난해 국내 증권사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3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탁 수수료·대출이자·투자은행(IB)·자산관리(WM) 등 전 사업 부문에서 실적이 고르게 개선되면서 ‘이익 체질’이 좋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26일 금융감독원 잠정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증권사(61개)의 당기순이익은 9조6,455억원으로 전년(6조9,441억원)보다 38.9% 늘었다. 국내 증시 호황으로 유가증권·코스닥 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이 1년 새 36% 늘면서 수탁 수수료 수익이 8조6,021억원으로 급증했다. 국내주식뿐 아니라 해외주식 결제금액도 24%가량 증가해 위탁수수료 증가를 거들었다. IB 수수료는 4조864억원으로 인수·주선, 채무보증 등이 늘며 9.2% 증가했고, 펀드·일임 자산 증가에 힘입어 자산관리 수수료도 1조6,333억원으로 26.4% 늘었다.

자기매매 부문은 명암이 엇갈렸다. 전체 자기매매 손익은 12조7,456억원으로 전년과 비슷했지만, 세부 항목이 크게 요동쳤다. 국내 증시 급등에 힘입어 주식·펀드 관련 손익(ETF 포함)은 약 10조원 늘었으나, 헤지 거래 부담이 커진 파생상품 관련 손익은 7조원 넘게 줄었다. 금리 상승의 영향으로 채권 관련 손익도 13조4,094억원에서 10조7,458억원으로 감소했다. 반면 원·달러 환율 변동에 따른 외환 손익과 신용공여 확대에 따른 이자수익 등으로 기타자산 손익은 5조1,206억원으로 72% 이상 증가했다.

자산·부채 규모도 함께 불어났다. 지난해 말 증권사 총자산은 943조9,000억원으로 1년 새 25% 증가했고, 부채는 841조5,000억원으로 26.8% 늘었다. 고객예탁금과 환매조건부채권(RP) 매도, 차입금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자기자본은 102조4,000억원으로 10.7조원(11.7%) 늘었고, 순자본비율(NCR)은 평균 915.1%로 전년(801.2%)보다 114%포인트 높아졌다. 레버리지 비율은 693.7%로 다소 높아졌지만, 규제 한도(1100%)에는 여전히 여유가 있는 수준이다.

선물회사(3곳)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886억원으로 전년(799억원)보다 10.8% 증가했다. 파생상품 관련 손익이 개선되면서 수익성이 좋아졌고,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1.6%로 전년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선물사 자산은 6조2,979억원, 부채는 5조5,346억원으로 각각 9%대 증가했고, 평균 순자본비율은 1567.1%로 건전성 지표가 더 개선됐다.

다만 금감원은 증시 호황이 이익을 끌어올린 만큼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 국면에서는 실적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중동 정세 불안, 주가 조정, 금리 재상승 가능성 등을 감안해 증권사의 유동성과 건전성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부실자산을 선제 정리하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NCR 산정 방식 조정과 유동성 규제 체계 정비를 통해 손실 흡수 능력을 강화하고, 레버리지·신용공여 확대에 따른 리스크 관리 역량도 함께 점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