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들어다 놨다 '폭탄' 발언…악재는 꼭 16:30분 이유가

입력 2026-03-25 06:05
수정 2026-03-25 07:27


"이란과의 대화가 이번 주 내 이어질 것"(will continue throughout the week)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뉴욕증시 한 주의 시작을 앞둔 지난 23일(현지시간) 오전 7시쯤, 자신의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과 "생산적 대화를 나눴다"며 이같이 발표했다.

연일 시장을 불안하게 하던 국제유가가 단번에 10% 이상 급락했고, 뉴욕증시에도 훈풍이 이어지며 3대지수가 일제히 1%대 반등했다. 개인 투자자들은 국내증시 역시 달러 환율과 유가 안정으로 전날 급락(6.49%)을 딛고 상승 출발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개장을 기다렸다. 24일 코스피는 2.74%, 코스닥은 2.24% 상승 마감했다.

24일 뉴욕증시는 미국과 이란이 종전 조건을 논의 중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의구심'을 가지며 다시 하락으로 돌아섰다.

이란 전쟁에 관한 중대 발표를 할 때마다 글로벌 증시가 롤러코스터를 타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사이에서 '요즘 주식 투자는 투자가 아니라 투기'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그 사이 이른바 '트럼프 화법'을 공부해 이러한 상황을 뛰어넘으려는 차분한 개미들도 있다. 그런데 이번 전쟁을 둘러싼 트럼프의 메시지는 일관되게 '비일관적'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다만 호재성 이슈는 대체로 증시 개장 전, 악재성 이슈는 마감 후 발표하는 패턴이 읽혔다.

미국 CNN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전쟁에 관한 중대 발표를 뉴욕증권거래소(NYSE) '개장'과 '마감'에 맞춰서 내놓는 패턴을 분석해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분석에 따르면, '트럼프의 입'은 금융시장의 개장과 마감에 맞춰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지난 21일 토요일 저녁, 트럼프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항을 48시간 내에 재개시키지 않으면 이란의 발전시설을 초토화시키겠다며 공개 '최후통첩'을 보냈다.

그러더니 돌연 증시 개장 직전인 23일 월요일 아침엔 이란의 협상에 진전이 있었다고 주장하면서 닷새간 시간을 더 주겠다고 최후통첩 시한을 연기했다. 이란은 미국 측과 대화한 적조차 없다는 전혀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 전쟁을 개시하기 전에도 비슷한 패턴이 있었다.

지난해 4월 2일 "해방의 날" 관세 부과조치 기자회견은 원래 미국 동부시간 오후 4시로 잡혀 있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 세부사항을 발표한 것은 오후 4시 30분에 증권시장이 마감한 직후였다.

또 관세 부과 시점도 증시 휴장일이자 사흘 뒤인 5일 토요일 0시 1분으로 잡았다.

금융시장이 출렁이고 주가지수가 폭락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발표 1주만인 작년 4월 9일 수요일에 "진정해! 모든 게 잘 될 거야!", "지금이 매수에 매우 적기!" 등 글을 소셜 미디어에 올렸다.

주식 매수 독려 글을 올린 시점은 증시가 미국 동부시간 오전 9시 30분에 개장한 지 몇 분 후였다.

이어 오후에 그는 중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에 대해 90일간 관세 부과를 유예한다고 발표했고, 그 날 주가는 급반등으로 마감했다.

올해 1월 20일 미국 주식과 달러가 폭락하자, 해외 출장 중이던 트럼프 대통령은 그 다음날인 21일 수요일에 시장 개장 20분 전에 "과도한 힘과 무력으로" 그린란드를 점령하려고 시도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발언을 소셜 미디어에 올렸다.

지난해 6월 이란 핵시설 폭격과 올해 1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생포 작전도 모두 증시가 문을 닫은 주말에 이뤄졌다.

이같은 보도가 나오자 투자자들은 "80억 인구가 농락 당하고 있나", "타코(TACO·트럼프는 항상 막판에 발을 뺀다)이자 기만", "일 저질러 놓고 우왕좌왕하나"라며 기막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CNN은 이처럼 엇갈리는 주장들과 트럼프 대통령 본인의 신빙성 문제를 감안하면 그가 물러선 데에는 다른 이유가 있었을 가능성도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최후통첩이 전쟁을 확대하고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