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BTS)의 컴백 공연이 종료된지 사흘이 지났지만, '아미노믹스(Aminomics·BTS 팬덤의 소비)' 호평의 한편에서 남몰래 속앓이를 하는 자영업자들의 한숨이 계속되고 있다.
BTS의 이번 공연은 단순한 문화 이벤트를 넘어 유통업계에 막대한 경제적 파급 효과를 낳은 것으로 평가되는 만큼, 예상치 못했던 변수에 따른 반발도 커지는 모양새다.
24일 소상공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 등에는 BTS 공연 후폭풍을 하소연하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시청에서 장사를 한다고 밝힌 한 점주는 "토요일 600(만원) 팔던 가게가 덕분에 매출 폭망 당했다"며 "이게 누구를 위한 축제인가"라고 하소연했다.
광화문에서 샐러드 가게를 운영한다는 다른 점주도 "제 가게에 BTS 환영 보라 리본을 달았다고 뉴스에도 나오고 전화도 와서 홀렸나 보다"라며 "잠도 못 잘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핀잔 말고 식자재 처리 조언만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종로2가에서 매장을 운영한다는 한 자영업자는 '어른들이 좋아하는구나, 외국인들이 좋아하는구나, 정치인들이 좋아하는구나, 국민들이 좋아하는구나'라는 글을 공유하면서 "다들 상대가 좋아하는 줄 알고 형체 없는 존중을 했다"고 꼬집었다.
다른 작성자는 "오히려 피해본 자영업자들이 더 많다. 내 친구는 원래 토요일 매출 반토막이 났다. 앞뒤 다 펜스를 쳐놔서 올 수 있는 길이 거의 없었다고 한다"라며 "대체 누구 아이디어이고 무슨 자만인가"라고 토로했다.
일부 '아미노믹스' 효과가 수치로 나타나는 등 파급력을 생각할 때, 이러한 불만을 드러내고 호소하기 어려운 분위기도 같은 사정을 공유하는 이들이 모인 공간에서 하소연이 폭발하는 데 영향을 끼친 걸로 풀이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일로 인한 자영업자들의 어려움 호소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 "뭘 그런 걸로 징징대고 그러나"라며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냉담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사장님들의 불만이 커진 것은 이번 공연에 모인 인원이 주최 측 추산 10만4천명(서울시 추산 4만8천명)으로, '26만명'이라는 예측치를 크게 벗어났기 때문이다.
즉각 당일 경찰 통제가 과했던 것 아니냐는 비판도 뒤따랐다. 이에 대해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23일 "시민 안전과 관련해서는 과도하게 대응해야 한다"며 "중동 사태로 인한 테러 위협을 고려해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했다"고 밝혔다.
하이브도 공연이 끝난 뒤, 일부 불가피한 조치들이 이뤄진 점에 대해 송구하다는 입장을 전한 바 있다.
하이브는 "광화문 일대 시민 여러분과 인근 상인, 직장인, 방문객 여러분께도 죄송하다는 말씀과 함께 감사의 인사를 올린다"며 "전 세계가 주목하는 공연을 반드시 안전하게 치러내야 했기에 교통 및 건물 통제, 위험 물품에 대한 검색 등 불가피한 조치들이 함께 이뤄졌다. 이로 인해 광화문 광장을 오가는 분들은 물론, 개개인의 소중한 일정과 일상에 불편을 겪으셨을 여러분께 진심으로 송구한 마음을 전한다"라고 밝혔다.
다만 이 같은 부작용의 한편에서, 광화문 인근 편의점부터 명동의 백화점, 면세점까지 유통업계가 전례없는 특수를 누리며 '아미노믹스'의 실체를 수치로 증명했다는 평가도 있다.
이 때문에 일부의 피해 사례를 중심으로 이번 이벤트를 '부정 평가'하기는 어렵다는 진단도 나온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한국경제TV 통화에서 "예측이 잘못된 부분에 대해 반성할 부분은 있다"면서도 "(26만명이라는) 최대 인파를 예측해 거기에 대비한 것을 비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너무 장사가 잘 됐다고 하는 매장들도 있다. 긍정적인 평가도 균형있게 다뤄져야 한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