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중동 전쟁으로 에너지 수급 우려가 커지면서 산업계 전반에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으로 향하는 화물선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하면서 당장 다음 달부터 원유 신규 도입 물량이 바닥날 수 있다는 '4월 원유 수급 위기설'까지 나오고 있는데요.
이러한 우려에 대해 정부는 원유 수급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이러한 위기설을 일축했습니다.
세종 주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내용 들어봅니다. 전민정 기자, 정부가 4월 원유 위기에 대해서 선을 그었는데, 어떤 대응 방안이 있는 겁니까?
<기자>
네, 오늘 산업통상부가 첫 ‘중동상황 대응본부’ 일일 브리핑을 열었는데요.
이 자리에서 양기욱 산업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비축유 방출과 대체 물량 확보로 원유 수급에는 특별한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정부는 현재 민간 정유사의 재고 물량을 확인하면서 국제에너지기구와 공조해 풀기로 한 2,246만 배럴의 비축유 방출 시점을 조율하고 있는데요.
정유사들과 협의를 거쳐 민간 재고가 소진될 것으로 보이는 4월 중순에 맞춰 비축유를 풀겠다는 계획입니다.
또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 대신 홍해나 오만, 미국 등을 통해 대체 물량도 확보하고 있고요.
이와 함께 아랍에미리트, UAE에서 확보한 긴급 물량 2,400만 배럴이 4월 초중순까지 국내에 입항될 예정인데,
이러한 대체 물량 확보를 통해 위기 시점은 계속 뒤로 밀릴 것이라는 게 정부의 기대입니다.
최근 미국의 한시적 제재 완화 조치로 관심이 쏠리고 있는 러시아산 원유 도입에 대해선 국내 정유사들이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는데요.
러시아산 원유의 품질 문제와 금융 결제 리스크, 그리고 3자 제재 우려 등으로 인해 기업들이 매우 조심스러워 하는 상황이라는 설명입니다.
<앵커>
석유화학 제품의 기초 원료인 나프타 공급이 막히고 가격이 급등하면서 석유화학업계에선 '셧다운' 공포까지 나오고 있는데요. 이에 대해 정부는 어떤 입장을 내놨나요?
<기자>
네, 산업부는 석유화학업계의 가동 중단 우려에 대해서도 정유사 수출 물량을 내수로 돌리는 등 강도 높은 조정 명령을 통해 충분히 관리가 가능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먼저 국내 나프타 공급의 약 55%를 차지하는 정유사들과 협의해 수출 물량을 국내로 돌릴 계획인데요.
이러한 긴급 수급 조정 명령까지 발동하면 가동 중단 위기 시점을 4월 말이나 5월까지 충분히 늦출 수 있어 수급 차질은 없을 것이라고 정부는 강조했습니다.
여기에 석유화학 업계도 중동 상황 장기화에 대비해 이미 가동률을 조정에 나섰고요. 유럽·아프리카·북미 등 중동 대체 수입처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이 되고 있습니다.
국내 조선업계에선 선박 철판 절단에 필수적인 에틸렌가스 재고가 업체별로 1주에서 최대 1개월 수준에 불과해 공급 차질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데요.
이에 대해 정부는 "사용량이 많지 않고 이미 화학업계와 조선업계 간 조정을 거쳐 비축량 소진율 높은 순서대로 차질 없이 공급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정부는 또 산업 전반의 공급망 리스크를 밀착 관리하기 위해 오늘부터 서울청사에 '공급망지원센터'를 설치하고 본격 가동에 들어갔는데요.
12명의 전담 인력을 배치해 산업 생산과 국민 생활에 밀접한 30∼40개 핵심 품목을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한다는 계획입니다.
<앵커>
중동 상황 대응을 위한 추가경정예산 편성에도 속도가 붙고 있는데요. 오늘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추경을 신속히 편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고요?
<기자>
네, 어제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중동 사태 대응을 위해 추경을 25조원 규모로 편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는데요.
박 후보자도 인사청문회에서 고유가 상황을 '생존의 문제'로 규정하면서 "민생과 경제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추경안을 신속히 편성해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했습니다.
‘중동 추경’ 관련 구체적 사업 내용에 대한 언급도 있었는데요. 직접 들어보시죠.
[박홍근 /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 물류·운송에 따른 부담이 많이 늘어나 있는 상태라 그 부분을 고려한 예산이 편성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공급망 안정을 위해선 나프타 확보와 석유 비축, 수입 다변화 관련 내용도 추경에 함께 담길 것으로...]
박 후보자는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과 관련한 예산에 대해선 "중동 사태가 얼마나 장기화할지, 가격이 얼마나 오르내릴지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면서 이를 종합적으로 감안한 추경편성이 불가피하다"고 했고요.
정유사에겐 수익을 보장하는 방식이 아닌, 원가 손실을 보전하는 방식으로 세밀하게 설계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추경 재원조달 방안과 관련해선 추가 국채발행 없이 초과 세수로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지금까지 세종스튜디오에서 한국경제TV 전민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