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치료제가 향후 글로벌 의약품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핵심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오는 2030년에는 단일 비만치료제 매출이 블록버스터 항암제 키트루다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22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컨설팅사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일라이 릴리의 비만치료제 마운자로가 2030년 매출 340억달러(약 50조7,000억원)로 바이오의약품 가운데 1위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스카이리지, 듀피젠트, 오젬픽, 젭바운드, 위고비 등이 뒤를 이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 중 오젬픽과 젭바운드, 위고비는 모두 비만 치료에 사용되는 의약품이다.
반면 MSD(머크)의 항암제 키트루다는 170억달러(약 25조3,000억원) 매출로 9위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현재 시장 구조와는 크게 다른 결과다.
실제로 키트루다는 지난해 320억달러(약 47조7,000억원) 규모 매출로 글로벌 1위 의약품 자리를 지켰으며, 2023년부터 매출 기준 세계 1위를 유지해왔다. 당시 순위는 키트루다를 비롯해 오젬픽, 마운자로, 듀피젠트, 스카이리지, 엘리퀴스 순이었고, 위고비와 젭바운드는 각각 9위와 10위였다.
이처럼 4년 새 순위가 뒤바뀔 것으로 예상되는 배경에는 비만 치료제 수요 급증이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적절한 대응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2030년까지 전 세계 비만 인구가 20억명 이상으로 증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시장 규모 역시 빠르게 커질 전망이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 등은 2030년 비만치료제 관련 지출이 최대 2,000억달러(약 3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글로벌 제약사들은 먹는 제형, 고용량, 근육 보존형, 장기 지속형 등 환자 편의를 높인 신제품을 잇따라 출시하며 경쟁을 확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신약 개발 방식인 ‘모달리티’ 변화도 시장 재편을 뒷받침하고 있다. 국가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에 따르면 단일클론항체(mAb)와 재조합 단백질 등 신약 모달리티는 지난해 전체 파이프라인의 60%를 차지했다.
또 지난해 신약 모달리티 파이프라인 가치는 1,970억달러(약 290조원)로 전년보다 17% 증가했다. 스카이리지와 듀피젠트는 단일클론항체 기반 의약품이며, 마운자로와 위고비는 GLP-1 작용제 계열 재조합 단백질로 분류된다.
키트루다 매출 감소 전망에는 특허 만료 영향도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키트루다는 2028년 한국에서 물질 특허가 만료되며, 미국과 유럽에서는 각각 2029년, 2031년 만료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바이오시밀러 출시가 본격화되면 매출 감소 압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