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장기화에 '하락 베팅'…공매도 잔고 사상최대

입력 2026-03-21 08:38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4주차에 접어들며 장기화 조짐을 보이자 국내 증시 하락에 베팅하는 자금이 늘고 있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공매도의 선행지표로 여겨지는 대차거래 잔고는 이번 주 들어 증가세를 이어갔다. 16일 144조6천억원에서 17일 147조1천억원, 18일 154조원까지 늘었고 19일에도 149조3천억원을 기록하며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는 이달 평균인 143조7천억원을 웃도는 규모다.

대차거래는 주식을 장기 보유하는 기관 투자자 등이 다른 투자자에게 일정한 수수료를 받고 주식을 빌려주는 거래로, 통상 공매도의 선행 지표로 여겨진다.

실제로 공매도 순보유 잔고 역시 확대됐다. 한국거래소 기준 코스피 공매도 순보유 잔고는 16일 15조3천704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17일에도 15조3천556억원으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공매도는 대차거래를 이용해 미리 주식을 빌려서 매도한 뒤 주가가 실제로 하락하면 싼값에 되사서 갚는 거래를 일컫는다. 순보유 잔고는 빌려온 주식을 매도하고 남은 것으로, 잔고가 늘었다는 것은 통상 주가가 지금보다 더 하락할 것을 예상하는 투자자가 많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와 함께 '빚투'(빚내서 투자) 자금을 보여주는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 5일 33조7천억원 수준으로 최고치를 찍고 31∼32조원대로 내려왔다가 16∼19일은 다시 33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여전히 상승을 기대하는 자금도 일정 부분 남아 있음을 보여준다.

증권가에서는 전쟁 장기화와 유가 변동성, 에너지 시설 공격 확대 등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시장이 크게 출렁이자 투자자들이 하락 대비와 상승 기대를 동시에 가져가는 혼조된 전략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