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고려아연 최윤범 선임 사실상 '반대' 결정

입력 2026-03-20 08:53
수정 2026-03-20 08:54


경영권 분쟁 중인 고려아연의 최윤범 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주주총회 안건에 국민연금이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해 사실상 반대의 뜻을 드러냈다.

최 회장에게 기업 가치 훼손이나 주주 권익의 침해 이력이 있다고 본 것이다.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는 전날인 19일 제5회 위원회를 열어 고려아연을 비롯해 HS효성첨단소재, LG전자, 포스코퓨처엠, 네이버 등 13개사의 주주총회 안건에 대한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방향을 심의했다.

그 결과 고려아연의 이달 24일 주주총회 안건 중 최윤범 사내이사 선임, 황덕남 사외이사, 박병욱 기타비상무이사 선임에 의결권 '미행사'를 결정했다.

이는 집중투표제에 따른 이사 선임에 관한 것이다. 집중투표제는 선임하려는 이사의 수만큼 의결권을 주주에게 부여하고 원하는 후보에게 몰아주는 방식이다. 표를 행사하지 않기로 한 것 자체가 국민연금이 최 회장의 재선임에 사실상 반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김보영·이민호 감사위원 후보 선임에는 명시적으로 반대하기로 했다.

수책위는 이들 의결권 '미행사', '반대' 대상자들에 대해 "기업가치 훼손 내지 주주권익의 침해 이력이 있는 자 등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수책위는 또 월터 필드 맥랠런·최연석 기타비상무이사, 최병일·이선숙 사외이사에 대해 의결권을 2분의 1씩 나눠 행사하기로 했다.

영풍과 그 계열사 와이피씨(YPC), MBK파트너스 측인 한국기업투자홀딩스가 제안한 최연석, 최병일, 이선숙 이사와 크루서블 JV(조인트 벤처)가 제안한 월터 필드 맥랠런 이사에 절반씩 표를 분배한 것이다.

수책위는 고려아연 재무제표 승인, 정관 변경 등 다른 안건에는 모두 찬성하기로 결정했다.

또 HS효성첨단소재 조현상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건에는 반대하기로 정했다. 조 회장이 과도한 겸임, 기업가치 훼손 내지 주주권익의 침해 이력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수책위는 HS효성첨단소재의 이사 정원 축소에도 반대를 결정했다. 집중투표제 청구 가능성을 약화할 우려가 있어 개정 상법의 취지에 반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수책위는 또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에 대해 사내이사 선임에 반대하기로 했다. 기업 가치 훼손 내지 주주 권익의 침해 이력이 있다고 본 결과다.

이 밖에 네이버와 KB금융지주, 하이트진로의 이사 보수 한도 승인의 건에는 반대를 결정했다. 이사 보수 금액이 경영 성과 등에 비춰 적정하다고 판단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