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신한금융지주와 고려아연 등 국내 주요 대형 상장사의 주주총회 안건에 대해 잇따라 '반대' 또는 '미행사' 결정을 내리며 엄격한 주주권 행사를 예고했다. 특히 기업가치 훼손 이력이 있는 경영진의 이사 선임에 제동을 걸고, 실적 대비 과도한 보수를 책정한 기업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 신한지주·고려아연 경영진 선임안에 '반대·미행사'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이하 수책위)는 19일 제5차 위원회를 열고 신한금융지주, 고려아연, NAVER, KB금융지주 등 13개사의 주총 안건에 대한 의결권 행사 방향을 확정했다.
먼저 신한금융지주 진옥동 이사 후보 선임 건에 대해 '반대'하기로 결정했다. 기업가치 훼손 내지 주주권익 침해 이력이 있는 자에 해당한다는 판단이다.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제기된 고려아연의 경우 더욱 복잡한 셈법을 내놨다. 최윤범, 황덕남, 박병욱 이사 후보에 대해서는 기업가치 훼손 이력 등을 이유로 '미행사' 결정을 내렸다. 김보영·이민호 감사위원 후보에 대해서는 '반대'를 결정했다. 주주제안으로 올라온 후보 4명(Walter Field McLallen, 최연석, 최병일, 이선숙)에 대해서는 보유 의결권을 1/2씩 행사하며 중립적인 태도를 보였다.
▲ NAVER·KB지주 '성과 대비 과한 보수'에 제동
NAVER와 KB금융지주는 이사 보수한도 승인 안건에서 국민연금의 반대에 부딪혔다.
수책위는 NAVER에 대해 "보수 금액이 경영성과 등에 비추어 적정하다고 판단하기 어렵다"고 봤다. KB금융지주 역시 보수 금액이 경영성과 대비 과다하다고 평가했다.
▲ HS효성첨단소재·하이트진로 지배구조 안건 '반대'
HS효성첨단소재의 경우 조현상 후보의 이사 선임에 대해 과도한 겸임과 기업가치 훼손 이력을 이유로 반대했다.
또한 이사 정원을 축소하거나 임기를 임의로 단축할 우려가 있는 정관 변경안에도 반대표를 던지기로 했다. 이사 정원 축소는 집중투표제 청구 가능성을 약화시킬수 있어 상법 개정의 취지에 반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이트진로에 대해서도 이사 정원 축소가 집중투표제 청구 가능성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이유로 정관 변경과 보수한도 승인에 반대 의견을 낼 예정이다.
한솔케미칼은 자사주를 취득 당시 목적(주주가치 제고)과 달리 임직원 보상용으로 처분하려 한 점이 공시 내용과 일관되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으며 관련 안건에 반대 결정이 내려졌다.
반면 국민연금은 회사 측 제안에 별다른 결격 사유가 없다고 판단한 LG전자, 우리금융지주, POSCO홀딩스, 하나금융지주, 포스코퓨처엠, KT&G 등 6개사에 대해서는 모든 안건에 찬성하기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