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항공사 부기장이 동료 기장을 살해한 사건과 관련해 전 직장동료 기장 4명을 노렸다는 진술이 나오면서 범행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8일 경찰에 따르면 공군사관학교 비조종사 출신인 김모씨는 체포 직후 조사에서 "전 직장동료 기장 4명에 대한 살인을 3년 전부터 계획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해당 진술의 신빙성과 구체적 범행 동기를 집중적으로 확인하고 있다.
수사 과정에서는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된 정황도 드러났다. 김씨는 수개월 전부터 피해자들의 주거지를 파악하고 출퇴근 및 운동 시간 등 동선을 추적해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폐쇄회로(CC)TV가 없는 장소를 골라 범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씨는 지난 16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한 주거지에서 직장 동료였던 기장 A씨를 공격해 목을 졸라 살해하려 했으나 미수에 그쳤다. 이어 17일 오전 5시30분께 부산진구 한 아파트에서 또 다른 동료 기장 B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이후 추가 범행을 위해 경남 창원의 전 동료 C씨 주거지를 찾았으나 실행에는 옮기지 못했다.
경찰은 김씨가 오랜 기간 범행 대상을 특정하고 뒤를 쫓으며 범행 장소를 사전에 파악한 것으로 보고 있다.
범행 배경을 둘러싼 의문도 커지고 있다. 김씨는 경찰 압송 과정에서 "공군사관학교의 부당한 기득권에 억울하게 인생이 파멸했기 때문에 할 일을 했다"고 진술했다. 실제 김씨가 범행 대상으로 언급한 4명은 모두 공군사관학교 출신 조종사로 확인됐다.
김씨는 코로나19 이전 A 항공사에 입사해 부기장으로 근무했으며, 2022년 병가를 낸 뒤 2024년 퇴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료들에 따르면 그는 조종사 능력 평가에서 최종 부적격 판정을 받는 등 자격 검증 과정에서 부담을 느꼈고, 이후 건강이 악화돼 회사를 떠난 것이라는 증언이다.
일부 동료들은 김씨가 평가 결과를 두고 회사나 주변에 책임을 돌리며 공황장애를 호소하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다만 일각에서 제기된 기장 승진 탈락에 따른 보복 범행 가능성과 달리, 김씨는 승진 대상자에 포함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김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사이코패스 검사 등 정밀 분석을 진행할 방침이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