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KAI 인수 사전 포석…4.99%에 답 있다 [방산인사이드]

입력 2026-03-17 15:20
수정 2026-03-17 18:25
5% 이상 지분 보유 시 제약 상당 지분 내역 및 보유 목적 공시 필수 李 "국유 재산 헐값 판매 안 돼" 방산 특성 상 공공보다 민간 적합
<앵커>

한화그룹이 방산 계열사들을 통해 한국항공우주산업, KAI의 지분을 매입한 것을 두고 최종 인수를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한화가 보유한 KAI의 지분율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됩니다.

방산인사이드 배창학 기자 나와 있습니다.

배 기자, 한화가 KAI의 지분을 왜 4.99%분만 산 건가요?

<기자>



5%를 넘기면 상당한 제약이 뒤따라섭니다.

우리나라 증권거래법에는 이른바 5% 룰이 있습니다.

상장사의 발행 주식을 5% 이상 보유하면 지분 내역과 보유 목적 등을 공시해야 하는 제도입니다.

제도에 따르면 주식을 5% 넘게 보유한 자의 지분율이 1% 넘게 변동되거나, 보유 목적과 형태가 변경되면 매번 신고도 해야 합니다.

또 의결권 행사와 추가 지분 획득 여부, 자금 출처 등도 공개해야 합니다.

반면 4.99%만 보유하면 어떤 목적으로 지분을 들고 있는지 알릴 의무가 없습니다.

<앵커>

한화그룹의 KAI 지분 매입의 향방은 어떻게 예상되나요?

<기자>



당분간 지켜봐야 합니다.

한화그룹 방산 계열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은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KAI의 지분을 모았습니다.

각 사가 들고 있는 KAI의 지분을 합산하면 486만 4,000주, 지분율로 환산하면 4.99%입니다.

한화의 KAI 인수설이 불거지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어제(16일) 사업 보고서를 통해 투자 성격이라며 진화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과거 KAI의 지분을 현재보다 2배 넘게 든 채 여러 차례 인수 도전장을 내밀었던 만큼 이번 역시 인수 포석을 깔았다는 게 중론입니다.

복수의 방산업계 관계자들은 한화가 경영 발판을 마련해둔 가운데 민영화가 어떻게 흐르는지에 따라 어떻게 다음 스텝을 밟을지 정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인수 공식화에 따라 지분을 더 사들여도 5% 룰을 한 끗 차이로 피한 만큼 취득 목적을 투자가 아닌 경영이라고 바꿔도 무방해 급속도를 낼 수도 있습니다.

<앵커>

인수를 위한 채비를 마치고 때를 기다리고 있는 거군요.

변수는 없습니까?

<기자>

정부가 변수입니다.

KAI의 최대 주주는 한국수출입은행으로 지분율은 약 26.4%입니다.

2대 주주는 8.2%인 국민연금입니다.

수은의 지분을 손에 쥐어야 KAI를 품에 안을 수 있는 것으로, 모든 것이 정부에 달렸습니다.



그런데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국유 재산을 헐값에 팔면 안 된다며 정부 자산 매각 전면 중단을 지시한 바 있습니다.

그러면서 KAI의 민영화에도 의문 부호가 붙었는데, 먼저 민영화가 타진됐던 HMM도 몸값과 본사 부산 이전 여파로 답보 상태입니다.

하지만 한화는 민영화가 어그러져도 지분을 매각해 차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인수 기대감으로 KAI의 주가가 올해 들어 두 배 가까이 급등해섭니다.

<앵커>

그런데 HMM과 달리 KAI는 민영화를 하는 쪽으로 무게가 쏠리는 모습입니다.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기자>

KAI는 항공우주 방산업체고, HMM은 해운사로 산업이 다릅니다.

방산의 경우 전 세계적인 군비 경쟁 격화에 따라 R&D나 M&A 등에 적기에 돈을 쏟아부어야 합니다.

그래서 의사결정에 속도를 낼 수 있는 민간이 공공보다 적합합니다.

KAI의 경우 국내 유일의 항공 우주 체계 종합사로 K-방산이 신성장 동력으로 삼은 항공과 우주 등에 특화됐습니다.

정부 국정 과제인 K-방산의 글로벌 4대 강국 도약의 중심에 선 기업으로 경쟁사였던 한화에 인수되면 양사가 역량을 결집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수 있습니다.

<앵커>

한화만 언급했지만 다른 곳들도 KAI 인수를 검토할 수 있을 텐데요.

어떻습니까?

<기자>

KAI 민영화가 수면 위로 오를 때면 한화와 같이 거론되는 후보들이 있습니다.

먼저 한화와 같은 때였던 10년 전 KAI의 지분을 매입해 매각했던 현대자동차그룹과 두산그룹입니다.

현대차는 한화와 같은 10%, 두산 자회사인 DIP홀딩스는 4.99% 지분을 샀다 팔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한화가 선수를 쳐 급등한 KAI의 주가가 부담스러운 데다 사업 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문도 제한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그러면서 또 다른 방산업체인 LIG넥스원이 한화에 대항할 후보로 급부상 중입니다.

LIG넥스원은 유도 무기, 레이다와 센서 등 전자를 주력으로 하고 있어 KAI와 연관성이 있습니다.

또 주력 제품 대다수가 탑재체로 플랫폼을 만드는 KAI를 인수하면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LIG넥스원 측은 "현 시점 기준 사실 무근"이라며 선을 그었습니다.

<앵커>

방산인사이드 배창학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