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위기 직전과 유사"…불길한 월가의 '경고음'

입력 2026-03-14 07:15
수정 2026-03-14 09:06


국제 유가 급등과 사모대출 부실 우려가 동시에 부각되면서 현재 금융시장 흐름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과 닮아가고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13일(현지시간)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마이클 하넷 최고투자전략가를 인용해 최근 자산 가격 움직임이 2007~2008년 금융위기 직전과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하넷은 전날 발표한 투자자 노트에서 "2026년 자산 가격 흐름이 2007년 중반에서 2008년 중반 사이의 가격 움직임과 불길할 정도로 유사하다"며 "월가가 불길하게도 '2007∼2008년 유사 장세'를 연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2007~2008년 당시에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위험이 커지는 가운데 중국 등 신흥국의 수요 확대와 투기 자금 유입이 겹치면서 국제 유가가 크게 치솟았다. 2007년 중반 배럴당 70달러 수준에서 2008년 7월 배럴당 147달러까지 급등했다.

최근 금융시장 역시 비슷한 환경이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사모대출 부실화 우려로 투자자 자금 이탈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과 이란 간 전쟁 영향으로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이에 따라 고물가 속 경기 침체를 의미하는 스태그플레이션 공포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하넷은 현재 미국 금융시장이 이란과의 전쟁이 장기화하지 않고 사모대출 문제가 금융 시스템 전반으로 확산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를 자산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정책 당국이 필요할 경우 월가를 구제할 것이라는 믿음 속에서 투자자들이 여전히 위험자산 강세에 베팅하는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사모대출 펀드 환매 러시와 기업대출 부실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월가에서는 위기 확산 가능성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앞서 지난달 사모대출 운용사 블루아울 캐피털이 운용 중인 3개 펀드 가운데 1개 펀드의 환매를 영구 중단한다고 발표하자 알리안츠그룹 고문인 모하메드 엘-에리언은 "이는 지난 2007년 8월과 유사한 '탄광 속의 카나리아' 순간일까"라고 언급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