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고공 행진 중인 국내 기름값을 잡기 위해 1997년 이후 처음으로 '석유 최고가격제'를 시행한다. 첫 지정에서 휘발유 출고가는 1,724원, 경유 1,713원으로 고시됐다.
산업통상부는 12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석유제품 가격 안정 방안'을 발표했다. 이는 정부 관보 게재를 거쳐 13일 0시부터 전격 시행된다.
최고가격은 기준가격에 변동률을 곱한 뒤 제세금을 더한 방식으로 결정됐다. 기준가격은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국내 유가가 오르기 전인 2월 마지막 주, 정유사 세전 공급가격으로 정했다.
변동률은 아시아 시장의 벤치마크인 싱가포르 국제 석유제품 가격(MOPS)의 2주간 등락률의 평균으로 정해졌다. 여기에 교통·에너지·환경세와 부가가치세 등 제세금을 더한 가격이 최종 상한선이다.
이렇게 정해진 최고가격은 국제 유가 상황을 반영해 매 2주 단위로 다시 계산되고 재설정된다. 적용 대상은 보통휘발유, 경유, 등유 등 국민들의 생활과 밀접한 유종이며, 소비층이 제한적인 고급휘발유는 제외됐다.
이번 석유 최고가격 지정으로 공급 물량이 줄어들 가능성을 대비해 매점매석 금지 고시가 함께 시행된다.
재정경제부는 오는 13일부터 5월 12일까지 두 달간 '석유제품 매점매석 행위 금지 고시'를 시행할 예정이며, 필요시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석유정제업자의 휘발유·경유·등유 월간 반출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반출량의 90% 이상이 되게 한다. 아울러 정당한 이유 없이 석유판매업자에게 판매를 기피하거나 특정 업체에 과다하게 공급하는 행위도 금지한다.
양기욱 산업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가격을 단순히 억누르는 정책이 아니라 정부가 개입해 가격 변동성을 줄이고 소비자들에게 예측 가능성을 높여주는 장치"라고 설명했다.
강기룡 재경부 차관보는 "단기 대책으로 최고가격을 기한을 정해 운영하고, 운영 이후 가격변동을 봐야 할 것 같다"며 "이후 국제유가가 감내하기 힘들 정도로 오르면 유류세 인하 카드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