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리치 성지'였는데…2주 만에 텅텅 비었다

입력 2026-03-12 18:19


전 세계 부유층이 몰려들던 중동의 대표 관광도시 두바이가 중동 전쟁 여파로 크게 흔들리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1일(현지시간) 최근 중동 지역 긴장이 격화되면서 아랍에미리트(UAE) 최대 도시 두바이가 유령 도시가 됐다고 보도했다.

아랍에미리트(UAE) 최대 도시인 두바이는 인구 90% 이상을 외국인으로 불러모으며 휴양과 소비를 즐기는 슈퍼리치들의 '성지'로 명성을 쌓아올렸지만, 이란발 포화가 집중되면서 순식간에 대탈출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두바이는 인구의 90% 이상이 외국인으로 구성된 도시로, 휴양과 소비를 즐기는 글로벌 부유층이 모이는 대표적인 관광·금융 허브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최근 이란의 공격 여파로 상황이 급격히 변했다는 설명이다.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에 대응해 이란이 발사한 반격 무기 가운데 3분의 2 이상이 UAE로 향했다. 이 과정에서 두바이 곳곳이 포화와 화염에 휩싸이며 공포감이 확산됐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란이 발사한 약 1,700발 가운데 90% 이상은 UAE 방공망에 의해 요격됐지만, 일부는 군사기지와 산업단지 등에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국제 항공 허브인 두바이 공항이 한때 마비되는 상황도 발생했다.

대표적인 관광지 역시 타격을 입었다. 야자수 모양 인공섬 '팜 주메이라' 일대에서는 드론 공격으로 페어몬트 호텔 주변에서 검은 연기가 치솟는 장면이 중계되며 공포가 빠르게 확산됐다.

이 같은 상황 속에 외국인 체류자와 관광객의 대규모 이탈이 이어지고 있으며, 현재까지 수만 명이 두바이를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두바이의 한 학교에서 교장으로 근무 중인 영국인 존 트루딩어 씨는 영국 출신 교사 100명 이상을 고용하고 있지만 이들 대부분이 "심각한 트라우마"를 호소하며 두바이를 떠났다고 말했다.

두바이는 걸프 지역의 다른 도시들과 달리 대규모 석유 자원이 부족해 관광 산업을 중심으로 경제를 성장시켜 왔다. 관광 분야에서만 연간 약 300억달러(약 44조원)의 수입을 올려왔다.

하지만 이번 전쟁 여파로 관광객 감소와 외국인 이탈이 이어지면서 경제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세금 부담이 낮다는 이유로 두바이에 거주하던 억만장자들의 이탈도 악재로 꼽힌다.

UAE 자이드대 칼리드 알메자이니 교수는 "두바이는 이미 상당한 손실을 보고 있다"면서 "UAE 경제가 지금까지는 버틸만한 상황이지만 만약 사태가 10일 또는 20일 계속된다면 경제, 항공, 주재원, 원유 산업이 힘겨워지는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