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앞서 보신 것처럼 이 대통령이 중동발 유가 급등에 따른 경기 대응 카드로 추경 편성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중동사태가 통화정책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입니다.
한은이 진단한 우리 경제 상황과 향후 통화정책 운용 방향, 경제부 김예원 기자와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김 기자, 한은은 현재 우리 경제 상황과 향후 전망, 어떻게 평가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한국은행은 현재 상황을 한마디로 '시나리오 베이스라인조차 잡기 어려울 정도'라고 했습니다.
전망을 하려면 시나리오를 세워야 하는데, 기본 전제조차 잡기 어려울 정도로 불확실성이 크다는 건데요.
지난 2월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로 상향 조정하며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습니다.
하지만 3월 들어 대내외 상황이 급변했죠.
2월 전망 당시 상반기 60달러대였던 국제유가 전제치는 이미 무너졌고, 현재 80달러에서 120달러 선을 오르내리며 변동성이 커진 상태입니다.
시장금리 역시 급등하고, 원·달러 환율도 1,470~1,500원 사이에서 움직이는 등 금융시장 변동성도 크게 확대됐는데요.
이에 황건일 금통위원은 주관위원 메시지를 통해 "향후 물가와 성장 경로는 최근 부각된 중동 상황에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앵커>
가장 우려되는 건 물가입니다. 유가가 오르면 물가도 시차를 두고 오를 수밖에 없는데, 한은은 상방 압력이 얼마나 강할 것으로 보고 있나요?
<기자>
3월 들어 중동 사태로 비용 측 물가 상방 압력이 높아졌다는 평가입니다.
다만, 당장의 수요 측 압력은 크지 않다는 진단입니다.
지금의 상황이 전방위적 물가 상승이 있었던 2022년과는 다르다는 건데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공급 충격과 코로나19 이후의 수요 회복 압력이 동시에 작용하며 물가가 크게 뛰었습니다.
한은은 그때와 달리 지금은 공급 측면의 비용 압력은 크지만, 내수 등 수요 측 압력은 상대적으로 낮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정부가 검토 중인 유가 관련 대책이 실행될 경우, 비용 압력에 대한 완충 역할을 해 줄 수 있다고 짚었는데요.
추경 필요성에 대해서는 "대상이나 규모, 집행 시기 등 구체적인 안이 나오지 않은 만큼, 추후 영향을 면밀히 살펴보겠다"며 말을 아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한은의 금리 동결 기조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을까요? 지금 상황이라면, 금리 인상 가능성도 거론될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요.
<기자>
일단은 신중한 중립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입니다. 인하든 인상이든 특정 방향의 기대를 형성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도 했는데요.
중동 상황 전개 양상이 상당히 불확실한 만큼, 일단 금리를 묶어 둔 채 정책 여건 변화를 지켜보겠다는 겁니다.
박종우 부총재보 발언 듣고 오시죠.
[박종우 / 한국은행 부총재보: 정책 여건에 굉장히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중동 사태가 발생했고 앞으로 통화정책 결정에 있어서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 같고요. 다만 여러 가지 성장, 물가, 금융시장 등 여러 가지 복합적인 영향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기준금리 결정이나 이런 것들은 이전보다 훨씬 더 신중하게 살펴보면서 결정해 나가는 그런 상황이 되지 않을까...]
당분간은 동결 기조를 시사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중동 사태가 장기화돼 경제 주체들의 기대 심리를 자극할 경우, 금리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기류입니다.
아까 말씀드렸듯 현재는 수요 측 물가 압력은 낮습니다.
다만, 중동 불안이 길어질 경우, 비용 충격이 사람들의 기대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겠죠.
한은은 그럴 경우 통화정책 대응이 필요해진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중동 사태 이후 국고채 금리가 급등하는 등 시장은 이미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반영하는 분위기인데요.
이에 한은이 지난 9일 국고채 단순 매입을 통해 시장 안정화에 나서기도 했죠.
한은은 중동 사태가 완화되면 금리가 하향 안정될 것이라고 보면서도, 변동성이 커질 경우 시장 안정화 조치를 일관되게 이어가겠다는 방침입니다.
영상편집: 노수경, CG: 정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