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전쟁부)가 피트 헤그세스 장관의 브리핑 사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언론사 사진기자들의 취재를 제한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11일(현지시간) 국방부가 언론사들의 헤그세스 장관 브리핑 사진이 "실물보다 덜 매력적으로 나왔다"고 판단해 사진기자들의 이후 브리핑 참석을 금지했다고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문제가 된 사진은 지난 3월 2일 브리핑 때 촬영된 것이다. 당시 브리핑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공습을 시작한 뒤 처음 열린 공식 설명 자리로, 헤그세스 장관과 댄 케인 합참의장이 함께 전황을 설명했다.
AP통신과 로이터, 게티이미지 등 다수 매체가 사진기자를 파견했으며 이후 배포된 장관 사진에 대해 장관 참모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의견을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국방부는 이달 4일과 10일 열린 후속 브리핑에서 외부 사진기자의 출입을 전면 금지하고, 국방부 소속 사진사가 촬영한 이미지만 언론에 제공됐다.
킹슬리 윌슨 국방부 대변인은 "펜타곤 브리핑룸 공간을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비인가 언론사들은 풀기자를 제외하면 매체당 한 명씩만 참석을 허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헤그세스 장관 취임 이후 국방부와 언론의 갈등이 이어져 온 점을 고려하면 이번 조치 역시 같은 맥락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폭스뉴스 진행자 출신인 헤그세스 장관은 트럼프 2기 출범 후 국방장관에 임명된 뒤 국방부 승인 없이 취득한 정보를 보도하지 않겠다는 서약을 기자단에 요구하면서 강한 반발을 불러왔다. 상당수 출입기자가 서명을 거부하고 출입증을 반납하는 사태까지 벌어졌고, 일부 언론은 해당 조치가 수정헌법 1조에 위배된다며 소송을 내기도 했다.
이후 국방부 출입기자단은 우파 성향 매체와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 인플루언서들로 채워졌지만, 전 세계의 시선이 쏠린 이란 전쟁이 벌어지자 상황이 달라졌다. 국방부는 메이저 방송사들에 장관 브리핑 취재를 요청했고, 협상 끝에 출입증을 반납한 기성 매체 기자들도 일부 브리핑에 참석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장관 사진 문제를 계기로 국방부가 다시 외부 사진기자를 배제하면서 갈등이 재점화되는 분위기다.
미 전국사진기자협회(NPPA) 알렉스 가르시아 회장은 "정부 관리들에 대해 오직 우호적인 사진만 찍어서 배포해야 한다면 자유로운 언론이 제 기능을 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