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에서 사모대출의 부실화 위험 우려가 확대되는 가운데 사모대출 투자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환매 요청이 빗발치고 있다.
대체투자 전문 운용사인 클리프워터가 운용하는 주력 사모대출 펀드(클리프워터 기업대출펀드)의 1분기 환매 요청 규모가 펀드 전체 지분의 14%에 달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1일(현지시간) 해당 펀드의 투자자 서한을 인용해 보도했다.
클리프워터는 개인 투자자나 고액 자산가 등을 겨냥한 사모대출 펀드로 최근 몇 년 새 사모대출 운용업계에서 빠르게 성장했다.
클리프워터는 지난해 고액 자산가 등으로부터 총 165억 달러(약 24조원) 규모의 투자금을 조달해 경쟁사인 아레스 매니지먼트, 블루아울,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 블랙록의 HPS 인베스트먼트 등을 앞질렀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그러나 기관이 아닌 개인 투자자 비중을 높인 게 오히려 독이 됐다. 시장 불안감 확산 시기에 환매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펀드는 자산 규모 330억 달러(약 49조원)인 초대형 펀드로 분기별 환매 한도를 5%로 설정했다. 관련 규제에 따라 환매 한도를 최대 7%까지 상향할 수 있다.
이번 분기 환매 요청에 클리프워터는 환매 한도를 7%로 설정했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사모대출은 보통 은행이 아닌 비은행 금융중개회사의 대출을 지칭한다. 글로벌 금융위기 후 은행 건전성 규제 강화에 투자회사, 자산운용사 등 비은행 금융회사들이 자금 수급에 나서며 사모대출 시장이 급속도로 팽창했다.
최근 사모대출 시장에 대한 신용 위험성 경고음이 울리자 사모대출에 강점을 가진 월가의 투자회사들은 투자금을 돌려달라는 고객의 환매 요청 급증에 직면하고 있다.
인공지능(AI) 혁신이 기존 소프트웨어 업체의 수익모델에 치명타를 가해 관련 산업 기업 대출 부실화가 가시화될 것이란 경고가 월가 안팎에서 제기돼왔다.
운용사들은 투자자들의 환매 요청 요구에 각각의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자회사인 HPS 인베스트먼트는 사모대출 펀드에 대한 투자자의 환매 요청을 모두 수용하지 않고 환매 한도를 5%로 제한했다.
반면 블랙스톤은 자사 대표 사모대출 펀드(BCRED)와 관련해 펀드 지분 7.9%(약 5조6천억원)에 달하는 환매 요청을 받아들였다.
블루아울과 아레스도 작년 4분기 한도를 상회하는 환매 요청을 수용했다. 다만, 블루아울은 운영 펀드 중 하나의 환매를 영구 중단하겠다고 밝혀 월가에 충격을 안기기도 했다.
사모대출 업계는 사모대출 펀드 자산의 신용 기초여건이 여전히 안정적이라며 시장의 신용위험 우려가 과도하다고 주장한다.
반면, 사모대출 자산이 비유동적이고 자산 평가가 투명하지 않다며 펀드의 장부 가치가 대출의 부실 위험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위험이 있다고 일각에선 지적한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