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충격에 '흔들'…트럼프 책사들 "전쟁 출구 찾아야"

입력 2026-03-10 17:02


이란과의 전쟁 장기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일부 참모들이 전쟁을 마무리할 '출구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비공개로 조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가 급등과 전쟁 반대 여론이 확산되면서 정치·경제적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9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책사들 중 일부는 최근 며칠 사이 "미국이 전쟁에서 빠져나갈 계획을 수립하고, 미군이 전쟁 목표를 대체로 달성했다고 정당화해야 한다"는 취지의 조언을 비공개로 전달했다.

보수 성향의 트럼프 지지층에서는 여전히 '장대한 분노' 작전 개시를 지지하는 목소리가 많지만, 참모진 내부에서는 전쟁이 길어질 경우 이런 지지세가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WSJ 취재에 응한 소식통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 관련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브리핑도 받은 것으로 전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이란과의 전쟁에 대해 미국 유권자 다수가 반대 입장을 보였다. 로이터통신과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6일부터 9일까지 미국 성인 1,021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한 결과,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시작한 이란 공격에 찬성한다고 답한 비율은 29%에 그쳤다.

이는 공격 직후 몇 시간 만에 진행된 이전 조사에서 나타난 27%와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두 조사 모두 95% 신뢰수준에서 오차 범위는 약 3%포인트였다.

또 응답자의 60%는 미국의 대이란 군사 개입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향후 1년 동안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한 응답도 67%에 달했다.

정치 성향별로는 공화당 지지자의 44%, 민주당 지지자의 85%가 휘발유 가격 상승을 예상했다.

조사 참여자의 64%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군사 개입 목표를 명확하게 설명하지 않았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WSJ는 트럼프 측근들 일부가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선을 넘는 상황을 보고 충격을 받았으며, 일부 공화당 의원들로부터는 올해 11월 예정된 중간선거 전망을 우려하는 전화도 받았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경제 정책을 조언하는 외부 고문 스티븐 무어는 WSJ에 "휘발유 값과 유가가 오르면 다른 것도 모두 오른다. 경제적 감당 능력이 이미 화두가 돼 있는 상황이므로, 상당한 어려움이 따르게 된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