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디지털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을 20%까지로 제한하는 디지털자산법 관련 규제가 추진되면서,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 합병에 비상이 걸렸었는데요. 그런데 정부와 국회가 두나무 측 지분과 네이버 지분을 분리해서 규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관련 변화가 예상됩니다. 자세한 내용, 증권부 이민재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이 기자, 어떤 구상입니까?
<기자>
국회 등에 따르면 두나무 창업자·경영진 지분과 네이버 지분을 ‘한 덩어리’로 묶지 않고, 각각 따로 제한하는 이른바 ‘분리 제한’ 방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습니다. 현재 정부·여당 안의 큰 틀은, 디지털자산거래소 대주주 지분을 20%로 묶고, 실제 시행은 3년 뒤부터 적용하자는 방향입니다. 여기서 실질적 지배력 등을 따져 대주주 지분 제한에 반영하겠다는 건데, 이렇게 되면 두나무와 합병하는 네이버가 규제상 같은 집단으로 묶지 않고, 다른 칸에 넣을 수 있는 겁니다.
<앵커>
왜 이런 논의가 나오는 겁니까?
<기자>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이 합병을 마치면, 지배 구조는 크게 세 줄로 나뉩니다. 송치형 두나무 회장이 약 19.5%, 김형년 부회장이 약 10%, 네이버가 약 17% 정도를 합병법인, 그러니까 네이버파이낸셜을 나눠 갖습니다. 나머지 지분은 재무적 투자자와 소액주주로 분산돼 있습니다. 그 네이버파이낸셜이 두나무 지분 100%를 들고, 업비트 거래소를 거느리는 구조입니다.
이 구조만 보면 “네이버파이낸셜이 두나무를 100% 소유하고 있으니, 네이버와 두나무 전부를 한 묶음으로 규제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올 수 있습니다. 특수관계인과 관계사 지분까지 다 합쳐서 “한 집단이 20% 이상 들고 있다”는 식으로 보는 규제가 나오면, 네이버와 두나무 모두 규제선에 걸릴 수 있는 구조인 겁니다.
다만, 당국이 보는 포인트는 “지분율 숫자”보다, 문제가 생겼을 때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실질 지배자를 중심으로 규제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그래서 두나무 창업자·경영진 지분은 ‘오너 몫’으로, 네이버 지분은 ‘파트너 몫’으로 나눠 보자는 겁니다.
<앵커>
그렇다면, 두나무·네이버 합병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그대로 가는 겁니까.
<기자>
일단, 완전히 막히는 그림에서 조금은 물러난 분위기입니다. 정부·여당 안이 최종 확정되진 않았지만, 디지털자산거래소 대주주 지분 상한을 20%로 두되, 적용 시점을 3년 뒤로 미루는 안이 유력합니다. 시장 점유율이 작은 중소형 거래소는 최대 6년까지 더 주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합병이나 신설법인의 경우엔, 일정 기간 20%를 넘어 30% 이상까지 허용하는 예외 규정을 두는 안도 같이 검토되고 있는데 이 부분도 조율을 거치면서 추가 조정 가능성이 있습니다.
두나무 측과 네이버 지분 분리 제한까지 고려하면, 합병 무산보다는 일부 손질이 현실적인 그림이란 예측이 나옵니다. 다만, 일부 쟁점은 남아 있습니다. 지분은 분리해서 제한하더라도 의결권 위임 구조에 따라 앞으로 공정위 기업결합 심사와 금융당국 심사에서 추가로 다퉈볼 부분이 있습니다.
<앵커>
이번 논의가 두나무·네이버 만의 이슈는 아닐텐데요.
<기자>
이번 대주주 지분 제한은, 빗썸 사태 이후 강화된 측면이 있습니다. 문제는 이 잣대를 네이버 같은 상장 빅테크나 금융사까지 똑같이 들이대면, 디지털자산 거래소와 빅테크·금융사의 결합 자체를 막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입니다. 디지털 금융·핀테크, 나아가 디지털자산 시장 전체에 ‘역풍’이 불 수 있다는 우려가 정치권·학계에서 동시에 나오고 있습니다.
미래에셋의 코빗 인수처럼, 이미 추진 중인 딜뿐 아니라 앞으로 나올 수 있는 빅테크·금융·거래소 간 인수합병에도 동일한 규제 프레임이 적용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현재 당정협의 일정이 조율 중이고, 관련 내용은 조만간 여당 디지털자산 특위와 정부가 함께 정리해 발표할 가능성이 큽니다. 최종적으로 지분 상한, 예외 인정 기준, 유예 기간이 어떻게 정리되는지, 그리고 그 틀 안에서 네이버와 두나무가 어떤 선택을 하는지가 국내 디지털자산·빅테크·핀테크 시장의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
<앵커>
지금까지 증권부 이민재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