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과의 전쟁 이후 예상보다 훨씬 가파른 국제유가 상승에 직면하며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CNN은 9일(현지시간)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전쟁 초기 미국 정부가 단기적인 유가 상승은 예상했지만, 시장의 반응이 이처럼 강하고 지속적으로 나타날 것으로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국제유가는 9일 한때 배럴당 120달러에 가까워졌다가 반락했다. 최근 일주일 사이 미국 전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가격도 갤런(약 3.7854L)당 평균 0.51달러(751원) 상승하며 소비자 부담이 빠르게 커졌다.
이에 따라 백악관은 에너지 가격 급등이 금융시장과 소비자 물가에 미칠 영향을 줄이기 위한 여러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주 연방정부 기관들에 원유와 휘발유 가격 상승 압력을 완화할 수 있는 정책 대안을 정리해 제출하도록 지시했다.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들이 내놓은 아이디어 중에는 미국 국내 항구간 물품 운송시 적용되는 '존스법'에 따른 규제를 완화해 국내 석유 유통을 촉진하는 방안과 일부 세금 감면을 통해 유가 하락을 유도하는 방안 등이 포함돼 있다고 CNN이 전했다.
아울러 미국의 석유 수출에 대한 새로운 제한 부과, 가격 통제 시행, 심지어 재무부가 석유 선물 시장에 직접 개입해 가격 하락을 압박하는 등 더 적극적인 개입 조치도 고려되고 있다.
주요 7개국(G7) 차원의 대응도 논의되고 있다.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장관은 주요 7개국 모임 'G7'이 전략비축유(SPR)를 방출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중이지만 아직 결정을 내리지는 않았다고 9일 밝혔다.
이에 앞서 이날 G7 재무장관들은 화상회의 후에 상황을 지켜보고 있으며 필요하다면 비축유 방출 등을 포함한 필요한 조치를 할 준비가 돼 있다는 성명을 냈다.
라이트 장관은 또 아시아 해상에 정박한 유조선들에 묶여 있는 러시아산 원유의 판매를 더 허용하는 "다른 선택지들"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에 최대 200억 달러(29조4천억 원) 규모 보험을 제공하는 방안을 발표했지만, 이 방안이 실제 유조선 통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미 해군이 유조선을 호위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으나 구체적인 실행 여부는 불투명하다.
CNN은 석유 시장을 안정화하는 확실한 방법은 전쟁 종식이라며, 지속적인 경제적 후유증을 피하려면 전쟁을 빨리 끝내야만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전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석유업계 및 시장 부문 책임자를 지낸 에너지 분석가 닐 앳킨슨은 "전쟁을 끝내는 것 외에 (미국 트럼프) 행정부에 있는 선택지들은 사실 매우 제한적"이라며 "석유 시장이 공급이 엄청나게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